프란치스코 교황이 감기 증세로 1일(현지시간) 시작한 사순절 피정(避靜)에 불참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유럽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가톨릭 신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기도회에서 “불행하게도 감기로 인해 올해는 (사순절 피정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며 “나는 바티칸에서 묵상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피정은 가톨릭 신자가 고요한 곳에서 묵상·성찰·기도 등 종교적 수련을 하는 것이다. 교황은 당초 로마 남동쪽 외곽의 한 수도원에서 이날 오후부터 6일간 연례 사순절 피정에 나설 예정이었다. 로이터통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2013년 즉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교황은 이날 운집한 수천 명의 신도 앞에서 행한 짧은 강론 중 여러 차례 기침을 하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모습(사진)을 보였다. 교황청은 교황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세간의 추측에 대해 “가벼운 질환 이상의 진단을 받았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부인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