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연구만 해온 과학자들이 공상과학소설(SF)을 직접 쓴다면 어떨까?
천문학자 이명현과 정경숙, 물리학자 이종필, 필명 하리하라로 유명한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은희가 SF 작가 김창규와 협업해 이런 작업에 도전했다.

그 결과물이 도서출판 사계절에서 펴낸 소설집 '떨리는 손'이다.

과학자들의 상상력은 작가 못지않았다.

창의적이면서 전문성까지 빛나고 현실 비판 메시지까지 담았다.

이은희가 쓴 표제작 '떨리는 손'은 임신, 출산, 수유 등에서 양성이 부담을 함께한다는 내용을 통해 고정관념을 깬다.

이명현 '폴리아모리 유니베르스타'는 전파천문학자 부부의 딸인 '나'가 외계 지적 생명체가 있는 행성에 우주 돛대를 쏘아 올리는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과학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종필 '동방홍 원정기'는 중국식당을 무대로 역사적 사실을 좇다 비슷한 사건이 연속되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들이 다중우주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다.

정경숙 '귀환'에서는 산소에 취약한 외계 지적 생명체가 지구에 불시착해 생존 위협을 느끼자 인간의 몸속 미생물로 변해 귀환을 기다린다.

김창규는 '고리'를 통해 판타지에 도전했다.

특별한 초능력을 숨기고 사는 사람들이 점점 이런 능력을 선하게 쓰는 방법을 알아간다.

과학자들이 쓴 SF 소설집 ' 떨리는 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