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학자가 쓴 신간 '우산도는 왜 독도인가'
"위치·크기 틀려도 옛 지도 속 우산도는 독도"
2월 22일은 일본 시마네(島根)현이 2005년 정한 '다케시마의 날'이다.

다케시마(竹島)는 널리 알려진 대로 독도를 지칭한다.

일본 정부는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말한다.

독도에 한국 경비대와 주민이 상주한다는 사실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일본 학계 일부에서는 우리나라 문헌과 지도에 등장하는 독도 관련 사실이 논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일례가 울릉도 인근 섬 '우산도'다.

1463년 제작한 '동국지도'를 보면 우산도는 울릉도 동쪽이 아닌 서쪽에 있고, 조선시대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일설에 우산·울릉은 본래 한 섬이라 한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조선이 우산도, 즉 독도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러한 사료로 입증된다는 것이 일본 측 주장이다.

지리학을 전공한 이기봉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사가 이 같은 일본 견해를 반박하는 책을 펴냈다.

제목은 '우산도는 왜 독도인가'.
저자는 우선 고지도에 표시된 우산도 위치나 면적이 실증적이지 않다고 해서 '우산도는 독도' 설을 부정하지는 못한다고 강조한다.

현대인의 시각으로 옛 지도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근대 이전에는 기존 지리지나 지도 정보에 기초해 지도를 제작한 사례가 적지 않다"며 "울릉도와 우산도가 그려진 조선시대 지도 대부분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동국지도' 편찬자인 정척과 양성지는 세종 연간에 나온 '신찬팔도지리지'를 참고했고, 이 책에 기재된 '우산·무릉' 순서에 따라 우산도를 서쪽에 그리고 무릉도를 동쪽에 표기했다고 주장한다.

우산도를 울릉도와 비슷한 크기로 그린 이유도 이러한 식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당시 지도 제작자가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는 것이 저자 생각이다.

그러면서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까지 여러 개정본이 나올 정도로 일본의 정확한 전통 지도로 유명한 '일본여지노정전도'(日本與地路程全圖)에도 독도는 울릉도와 비슷하거나 약간 작게 그려진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저자는 "고지도에서 우산도 크기와 모양, 울릉도까지 거리를 정확한 정보에 따라 그려진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며 옛 지도 속 울릉도와 우산도는 큰 흐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우산도와 울릉도가 한 섬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데 대해서는 '전하는 내용을 기술만 할 뿐 창작하지 않는다'는 동아시아 역사 서술 전통 '술이부작'(述而不作)에 따른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소수. 288쪽. 1만9천원.
"위치·크기 틀려도 옛 지도 속 우산도는 독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