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의 역사는 기원전 4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의 운하는 사람이나 물자를 실어나르는 실용적 역할만을 담당했다. 하지만 오늘날 여행자들에게 운하는 교통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도시의 역사와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낭만 가득한 세계 운하 도시 5곳을 소개한다. 자료 제공 부킹닷컴

신화 속 풍경 그리스 코린트 운하

아드리아해와 에게해를 잇는 그리스 코린트 운하
아드리아해와 에게해를 잇는 그리스 코린트 운하
코린트 운하는 아드리아해의 코린트만과 에게해의 사로니크만을 연결하는 인공 수로로,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반도 사이에 있다. 코린트 운하는 19세기 후반에 완공됐다. 기원전 7세기에 통치자 페리안드로스(Periander)가 이 운하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했으며 이후 고대 로마의 정치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본격적으로 건설을 계획했다고 알려져 있다. 피레우스 항구에서 출발하는 관광 유람선을 타면 매혹적인 석회암 벽의 풍경과 다리에서 번지점프를 하는 이채로운 모습도 볼 수 있다.

수로와 하나된 건축물 베트남 호이안

도시를 가로지르는 베트남 호이안 운하
도시를 가로지르는 베트남 호이안 운하
베트남 중부의 연안 도시인 호이안으로 떠나는 여행객이라면 도시를 가로지르는 운하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 모두 필수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코스다. 북적이는 활기찬 구시가지에 들어서면 수로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거리 곳곳에 매달린 등불들은 이 도시의 상징으로 꼽힐 정도로 매력적이다. 특정 거리는 교통통제 시간이 있어 도보 혹은 자전거를 이용해 여유롭게 주변을 탐방할 수 있다.

‘북유럽의 베니스’ 벨기에 브뤼헤

아름다운 수로에 둘러싸여 운치 있는 하루를 보내고자 하는 여행자들에겐 ‘북유럽의 베니스’로 잘 알려진 벨기에의 브뤼헤를 추천한다. 레이어 강을 품은 이 도시는 여러 개의 운하와 다리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보트 여행은 필수다. ‘도시의 동맥’으로 통하는 운하를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브뤼헤 종탑과 광장, 성벽과 성모 마리아 교회 등 명소들이 즐비해 마치 중세시대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유럽 최대 방어시설 네덜란드 레이던

레이던 운하는 17세기 무렵 건설된 유럽 최대의 도시 방어 시설이다. 레이던 제일포르트(Zijlpoort)에 앉아 있으면 오랜 세월을 품고 있는 도시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근처에 있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원인 호르투스 보타니쿠스 레이던을 방문해 보다 풍성한 여행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완벽한 하버뷰를 자랑하는 카흐 리조트에 마련된 보트를 타고 주변을 둘러본다면 더욱 평화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자연의 경이 인도 케랄라 알레피

인도 남부 케랄라 알레피의 마블 크루즈
인도 남부 케랄라 알레피의 마블 크루즈
인도의 새로운 모습을 경험하고 싶다면 인도 남부 케랄라 주로 떠나는 여행을 추천한다. 운하, 석호, 호수와 강 약 1500㎞에 걸쳐 이어지는 물길은 여행자에게 자연의 경이로움을 선사할 것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현지인들이 교통을 위해 활용한 것은 물론 낚시까지 해온 이곳에서 여행자는 진정한 현지 체험을 할 수 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