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뉴스공장', 음모론 생산기지 아니라 선구적 저널리즘 해와"

이강택 tbs 교통방송 대표는 "미디어 격변기 시대 독립 법인화를 디지털 전환점으로 삼고 시민들과 함께 하는 방송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17일 공식 출범하는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초대 대표이사인 그는 지난 10일 마포구 상암동 tbs사옥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 산하 사업소였던 tbs가 시에서 독립하는 의의에 관해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다른 지상파 방송사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tbs가 독립법인이 돼도 상업광고는 허용되지 않은 데 대해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광고시장에 위협적이라면 그 시간대 시사프로그램엔 광고를 안 받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tbs에 늘 따라붙는 편파방송 논란에 대해선 "기계적 균형을 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해를 살 수 있지만 맥락을 짚어주는 앞선 저널리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뉴스공장'을 '음모론을 생산해 판매하는 대기업'으로 강하게 질타한 데 대해선 "충분히 논거가 있는 얘기들을 해 왔고 음모론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1990년 KBS에 입사해 '추적60분', 'KBS스페셜', '역사스페셜' 등을 제작했다.

2003년 한국PD연합회장을 거쳐 2011년부터 2년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냈다.

아래는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이강택 tbs 대표 "독립법인화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방송으로"
-- 서울시 산하 사업소에서 서울시 출연기관이 됐다.

독립 법인화의 의의는.
▲ 언론기관의 필수 존재 조건은 독립성이다.

물론 최근 몇 년간 시에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잘 지켜줬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것이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는 점이다.

또 그동안 tbs 구성원은 임기제 공무원과 비정규직, 2가지로 이원화해 있었다.

공무원 특유의 폐쇄성, 관공서의 경직적인 예산 풍토는 미디어 격변기엔 폐해가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재단으로의 전환은 만시지탄의 감이 있다.

-- 독립 법인이 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또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사업은.
▲ tbs가 사업소 체제일 때는 인사 규정 때문에 라디오 PD로 채용되면 라디오 일밖에 못 했다.

이젠 공무원 신분에서 해제되기 때문에 인력 운용에서 다양하게 배치도 할 수 있고, 전문가로 사람을 키워갈 수도 있고, 영입도 할 수 있다.

그 부분을 전면적인 디지털 전환점으로 생각하겠다.

tbs는 라디오 보도를 쭉 해왔지만, 라디오는 한계가 뚜렷하다.

온라인 매체를 창간할 수 있고 유튜브를 만들 수도 있다.

아울러 시민 참여를 전면화해 내부 제작, 외부 제작, 시민 제작 등 3원 체제로 가져갈 계획이다.

이강택 tbs 대표 "독립법인화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방송으로"
-- 시로부터 독립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하는 게 숙제로 남았다.

방송통신위원회에 구체적 방안을 제출하고, 차기 재허가 때 심사를 받아야 한다.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

▲ 지방자치단체 출연기관으로 법적 위상을 가지기 때문에 서울시 일반 조례에 구속을 당하게 된다.

방통위 지적은 그 구속을 넘어설 여지를 만들어보라는 뜻으로 이해한다.

시와 협의해서 만들어갈 예정이다.

지배구조는 기존 공영 언론과는 다른 모델을 찾아보고 있다.

시민 참여를 강화하는, 예컨대 독일 공영방송 ZDF의 시민평의회 같은 사례를 조사할 예정이다.

-- 상업광고 허용은 여전히 되지 않았다.

광고 시장에 미칠 영향 때문에 불허된 측면도 있다.

▲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다른 방송사들은 공적 역할을 못 하고 있음에도 상업적 행위를 제약 없이 하지 않나.

우린 공적 책무를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 아쉽다.

또 '뉴스공장' 영향력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정말 광고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면 그 시간대 시사 프로그램은 광고를 안 받을 수도 있다.

-- 당분간 출연금에 의존해야 할 수밖에 없는데.
▲ 서울시나 경기도와 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사업을 모색해 볼 계획이다.

또 방송발전기금 등 공적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건 시도해 볼 생각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시민과의 결합, 그러니까 서울시민 10분의 1이 1천원씩이라도 tbs에 기부하는 모델이다.

상업적인 경쟁을 통하지 않고서도 할 수 있는 게 많다.

이강택 tbs 대표 "독립법인화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방송으로"
-- tbs 하면 따라붙는 편향성 논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뉴스공장'을 '음모론을 생산해 판매하는 대기업'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적도 있다.

▲ 진 전 교수가 오해한 것 같다.

'뉴스공장'은 충분한 논거를 갖고 얘기를 해왔다.

외려 앞선 저널리즘 하고 있다.

기계적 균형을 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편향이란 오해를 살 수 있지만, 사안에 대해 맥락을 짚어주고 해석하는 쪽으로 저널리즘의 중심이 옮겨간 지는 한참 됐다.

-- 1분기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뉴스공장'은 1위를 지키긴 했지만 2.6%포인트 하락했다.

원인 진단을 어떻게 하나.

▲ 진행자 김어준의 1월 초 휴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또 '뉴스공장'은 원래 1분기 성적이 안 좋다.

연말·연초는 정보에 대한 시민들 요구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시점이다.

지난 분기에서 최고점을 찍어서 상대적으로 낮게 보이는 것이다.

일부 매체에선 정치적 편향의 결과라고 하는데 '그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

다만 음모론과 결부시키는 사람들이 있어서 취재원이나 입수한 자료를 좀 더 많이 공개하며 투명성을 늘릴 계획이다.

이달 말부터 '뉴스공장' 제작진을 대폭 늘려 특집 기획을 강화해 질을 높일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