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전 박한영·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신간] 생명과학과 불교는 어떻게 만나는가
▲ 생명과학과 불교는 어떻게 만나는가 = 유선경·홍창성 지음.
생명과학과 불교철학의 만남을 본격 시도한다.

저자들은 서구의 생명과학은 진화론이나 분자생물학의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계를 보인다며 그 배경으로 자성(自性)의 존재를 주장하는 본질주의를 지적한다.

필자들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불교의 연기(緣起)법과 공(空)의 관점에서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고 예측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어 현재 과학은 DNA(데옥시리보핵산) 분자들이 생명현상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보는데, 수많은 문제에 직면하는 현재의 유전자 중심 결정론은 연기와 공의 관점에서 수정 보완하거나 새 이론으로 교체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생명현상에 대한 불교 철학적 접근은 드문 일이다.

불교 철학, 생명과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호기심을 가질 만하다.

저자들은 부부다.

함께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에서 철학과 교수로 있다.

남편인 홍창성 교수는 미네소타 주립대에서 12년간의 강의 여정을 담은 '미네소타주립대학 불교철학 강의'를 지난해 펴낸 바 있다.

운주사. 336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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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전 박한영 = 임혜봉 지음.
구한말 뛰어난 석학으로 평가받는 석전 박한영 스님 탄생 150주년을 맞아 그의 일생을 돌아본 평전이다.

박한영은 '문사철(문학·사학·철학)'의 석학이라는 평가 외에도 일본에 항거한 독립운동가, 한국학의 태두, 근대 불교 교육의 선각자 등으로 꼽힌다.

또 육당 최남선, 위당 정인보, 미당 서정주 등 학계와 문학계에도 많은 제자를 남겼고, 당대 저명한 시인 묵객(墨客)들과 교류하며 활발하게 시회 활동을 했다.

책은 일대기 외에도 전국 명승지를 두루 여행한 스님의 기행이 담겼다.

저자는 우곡 혜봉 스님이다.

교편을 잡다 동인이 돼 문학 활동을 편 저자는 입산 후 출가해 연합불교신문 편집국장 등을 지냈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간행한 '친일인명사전' 불교계 친일인사의 집필·편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민족사. 476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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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 = 정희진 지음.
여성학자 정희진의 글쓰기 시리즈 1·2권이다.

1권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는 저자가 2012년 격주로 시작해 2013년 3월부터 2017년 9월까지 한겨레 토요판에 '정희진의 어떤 메모'라는 이름의 서평을 연재한 것을 묶은 것이다.

그는 글쓰기가 '나에게는 있되 적에게는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비록 능력이 부족하고 소심해서 주어진 지면조차 감당 못 하는 일이 많지만 억울한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세상을 배우는 것, 이것이 '품위 있게' 싸우는 방법인 글쓰기라고 강조한다.

2권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는 저자가 읽은 64권 책과 글을 쓰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자신을 알기 위해 치열하게 쓴 글과 글쓰기 여정이 담겼다.

저자의 글쓰기 시리즈는 5권까지 나올 예정이다.

교양인. 각권 254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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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도인에게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 = 김형석 지음
100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신간. 과거에 쓴 글 중에서 '신앙인을 위한 인문학적 과제'들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인문학은 무엇을 어떻게 연구하는지,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기독교에 관한 인문학적 성찰, 기독교와 진리 문제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담았다.

김 교수는 성경 속 아브라함이 누구인지 모르는 교사나 '논어'를 모르는 목회자 모두가 사회인으로 보면 '결격자'라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지성을 갖춘 현대인이라면 전 세계적으로 인류의 유산이라고 불리는 고전을 가능한 한 읽고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는 과정에서 인문학적 과제와 종교 간 문제도 자연히 해결될 것으로 전망한다.

두란노. 252쪽. 1만4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