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부천·전북·울산·부산 등 앞장…영화제 초청 방안도
영화 기생충 마케팅 열풍…세트장 복원·특별상영전 등 봇물
오스카상 4개 부분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열풍이 거세다.

일부 지자체는 기생충이 촬영된 스튜디오의 세트 복원을 추진하는가 하면 영화 특별전을 열고 '아카데미의 남자' 봉 감독 모시기에 분주하다.

경기도 고양시는 아쿠아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기생충 세트장 복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곳에서 영화 속 '기택'(송강호)의 반지하 집과 골목을 정교하게 만들어 폭우에 동네가 물에 잠기는 장면 등을 촬영했다.

스튜디오 안에 있는 대형 수조에 20동 40가구를 세트로 제작한 뒤 인근 하천에서 취수한 물 50t을 붇는 방식이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 등 외신은 이 장면을 보고 반지하 주택의 역사적 연원을 조명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아쿠아 스튜디오에서는 기생충 외에도 영화 '명량', '해운대', '국제시장', '광해' 등의 영화 수중·특수 촬영이 진행됐었다.

전북에서도 영화 '기생충'이 촬영된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세트장 복원이 검토되고 있다.

기생충의 전체 77회차 중 46회차(59.7%)가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야외세트장과 J1스튜디오에서 제작됐다.

이야기가 주로 전개되는 극 중 '박사장'의 저택과 지하 밀실 세트장이 있던 곳이 바로 전주영화종합촬영소다.

현재는 다른 영화 촬영을 위해 세트장을 모두 철거한 상태다.

전북도는 세트장 복원을 위해 영화 배급사인 CJ 측과 접촉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고양시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영상문화단지 조성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으며 전북도는 새만금 부지에 '영상테마파크(가칭)' 등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영화 기생충 마케팅 열풍…세트장 복원·특별상영전 등 봇물
'기생충 마케팅'도 활발하다.

부산시는 영화진흥위원회 등과 협의해 영화의전당에서 봉준호 감독의 14개 작품을 상영하는 특별전 개최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봉준호 감독의 2009년 작품인 '마더' 촬영지인 부산 남구 문현동 일대에 포토존을 만드는 등 연계 관광 상품화도 아이디어로 제시됐다.

12일부터는 영화의전당 빅루프에 아카데미 4관왕 수상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LED로 송출하기로 했다.

또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수상과 부산국제영화제를 연계한 프로그램도 개발하기로 했다.

봉준호 감독은 부산에 있는 아시아영화학교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했으며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도 맡았다고 부산시는 전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4개 부문 수상을 축하하는 홍보물 3천부를 제작, 배포하고 영화제를 알리는 데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 홍보물은 오는 4월 7일 벨기에에서 열리는 38회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 행사장과 국내 곳곳에 비치된다
봉 감독은 2017년부터 BIFAN에서 조직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현재도 조직위원으로 등록돼 있다.

영화 기생충 마케팅 열풍…세트장 복원·특별상영전 등 봇물
울산국제영화제를 올해 처음 치르는 울산시는 영화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봉 감독이 지향하는 바가 같다고 보고 그를 영화제에 초대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울산국제영화제 콘셉트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통해 지속가능한 문명 발전 추구, 울산의 르네상스 실현'이다.

영화 기생충이 뜨자 봉 감독의 과거 작품들도 자연스레 조명을 받고 있다.

봉 감독을 대중에 각인시킨 영화 '살인의 추억' 촬영 장소인 전남 장성이 새삼 주목받았다.

봉 감독은 2002년 8월 말 장성에서 '살인의 추억' 첫 촬영을 시작했다.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형사 박두만이 백광호를 범인으로 몰아가며 끌고 간 숲이 축령산 인근 산자락으로 알려졌다.

삽으로 땅을 파던 백광호가 쪼그리고 앉아 "향숙이 이쁘다"를 반복한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김도윤 장영은 장아름 오수희 배연호 윤태현 임채두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