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의 오류·지능기계 시대의 전쟁

▲ 환경을 해치는 25가지 미신 = 대니얼 보트킨 지음, 박경선 옮김.
기후변화가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환경과 생태에 관해 45년간 연구한 저자가 환경에 관해 잘못 알려진 '신화'의 실체를 파헤치고 그것에 바탕을 둔 정책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저자의 기본적인 관점은 지구는 언제나 변화해 왔고 인간을 비롯한 생물은 그에 적응해 왔으나 지구의 '변화'를 '재해'로 여기는 경향이 신화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이런 관점에서 비롯된 25개 신화를 각각의 장으로 다룬다.

각 장은 신화는 무엇이고 진실은 무엇인지를 앞에 내세우고 그 이유를 조목조목 분석한다.

그리고 이러한 미신이 야기할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첫 번째 신화는 '우리는 전 지구적 환경에 영향을 미친 유일한 종이다'라는 것이다.

진실은 '우리가 사는 이 행성이 굉장히 특이한 것은 생물들이 30억년 넘도록 지구 표면을 크게 바꿔왔기 때문이다'로 요약된다.

이 신화가 미칠 악영향은 우리 환경이 '역동적'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하고 환경 변화는 항상 혹은 아마도 대체로 나쁜 것이라고 믿게 하며 자연의 실제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생명은 연약하고 특정한 조건이 필요하며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멸종은 부자연스럽고 나쁜 것이지만 쉽게 일어난다', '자연의 균형은 모든 생명에게 유일한 최선의 조건이다', '인간의 개입만 없다면 지구의 기후는 안정적이다.

' 등이 '미신'으로 제시된다.

개마고원. 464쪽. 3만원.
[신간] 환경을 해치는 25가지 미신

▲ 증거의 오류 = 하워드 베커 지음, 서정아 옮김.
'낙인 이론'의 기초를 제공한 '아웃사이더' 등의 저작으로 유명한 사회학자가 70년에 걸친 연구의 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 증거, 이론의 순환 구조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많은 통계와 설문 조사, 여론 조사, 시장 조사 내용이 쏟아지고 우리는 이를 토대로 한 다양한 보고서와 뉴스를 매일 접한다.

그러나 저자는 특정한 데이터가 어떠한 '아이디어'를 확실히 뒷받침하는 제대로 된 '증거'인지는 의문을 갖고 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사회 계층이 어린이 학교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1960년대 초 스탠퍼드대 사회학 교수들의 연구가 한 예다.

연구자들은 2천2명 응답을 토대로 계층을 분류했으나 '아버지가 포드에 근무한다', '물건을 판다'와 같은 막연한 응답을 하거나 아예 응답하지 않아 계층 분류를 할 수 없는 경우가 22%에 달했다.

이 정도라면 데이터를 요약한 표에서 발견된 통계적 연관관계의 방향을 실질적으로 바꿀 정도로 큰 비중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사례 및 연구 보고서를 제시하면서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들을 짚어낸다.

전문용어를 빌리자면 '고용인'에 의한 오류, 개념 변화나 혼용으로 인한 오류, 허위 보고의 오류, 과감한 일반화의 오류, 직업적 이해관계로 인한 오류, 방법론적 도구 때문에 발생하는 오류 등이다.

책세상. 428쪽. 1만6천원.
[신간] 환경을 해치는 25가지 미신

▲ 지능기계 시대의 전쟁 = 마누엘 데란다 지음, 김민훈 옮김.
20대에 인디 영화 제작자로 일했고 프로그램 개발과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 종사하기도 했던 특이한 이력의 저자가 정신, 사유, 그리고 영혼 등 물질화할 수 없는 인간의 본질이 모든 행위의 주체가 된다는 일반적 관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가 말하는 대표 격인 '신유물론'의 관점은 현대의 최신 기술들로 인해 자연물과 인공물, 인간과 기계의 경계는 점점 불분명해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현대의 인공 보철물, 기계지능,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등 기술들은 도구적 역할을 넘어 점점 인간의 기능과 감각을 대신한다.

저자는 들뢰즈의 재해석을 기초로 푸코 복잡계 과학, 그리고 군사, IT기업에 대한 실무적 지식을 통합해 전쟁과 기술의 역사를 추적한다.

그는 '로봇역사학자'의 관점으로 군대의 진화를 시계태엽장치, 모터, 네트워크 등 기계로서, 다시 말해 지능을 인간의 신체로부터 물리적인 기계 장치 속에 '이주'시켜 구현하는 다양한 형태로서, 그리고 인공적인 지각형태를 컴퓨터 속에 합성해 구체화하는 과정으로서 바라본다.

그는 "인간의 미래는 컴퓨터와의 관계 확립, 그리고 인간과 기계 각각의 진화 원리가 공생적인 관계가 되는 것에 달려 있다.

그 세계에서는 지능기계 시대의 전쟁 역사를 탐구할 때 로봇의 관점을 포함하는 것이 유용한 것으로 입증될지도 모른다"고 썼다.

그린비. 400쪽. 2만9천원.
[신간] 환경을 해치는 25가지 미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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