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정체에 국외 미세먼지 유입
한파 가고 찾아온 미세먼지…중부지방 이번주 숨쉬기 어려울 듯
한파 이후 찾아온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대부분 중부지방에는 이번 주 내내 잿빛 하늘이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남부지방에서는 11일까지 미세먼지 등급이 '나쁨' 수준을 보이다가 12일 비가 내리며 대기 질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대기오염도 홈페이지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제주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57㎍/㎥이었다.

이는 '나쁨'(35㎍/㎥ 초과)에 해당하는 수준이자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제주 다음으로는 충남(41㎍/㎥), 충북(39㎍/㎥), 세종(39㎍/㎥), 전북(38㎍/㎥), 경기(37㎍/㎥) 순으로 '나쁨'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현재 '나쁨' 수준을 보이는 곳은 이들 6개 지자체뿐이지만 초미세먼지 농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어 '나쁨'을 기록하는 지자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서울(34㎍/㎥)과 대구(34㎍/㎥), 광주(35㎍/㎥)는 '나쁨'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에서 '보통'을 나타내고 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진 것은 대기가 정체한 상황에서 서해 상층으로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새벽부터 우리나라 남서부 쪽을 중심으로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되며 특히 제주 대기 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추위가 지난주 물러가고 이날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를 보이는 점도 미세먼지 농도 증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파를 몰고 오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해 북서풍이 우리나라 쪽으로 강하게 밀고 들어왔다면 대기 순환이 원활해져 미세먼지가 해소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중국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이날 끝나고 공장이 재가동하면서 발생한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국립환경과학원은 뚜렷한 근거는 없다고 설명한다.

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관계자는 "연관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오늘뿐 아니라) 중국 동북부는 대체로 이 계절에 계속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11일 강원 영동, 부산, 울산을 제외한 전국에서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2일에는 남부지방, 더 나아가 충청권에 비가 올 것으로 예보돼 있어 해당 지역의 미세먼지는 해소될 수 있으나 비가 오지 않거나 비가 내려도 양이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그 밖의 중부 지방은 계속해서 대기 질이 탁할 가능성이 크다.

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관계자는 "상황을 좀 더 봐야 하지만 큰 변화 없이 대기가 정체되고 국외 미세먼지 유입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번 주 중부지방 미세먼지 농도는 현재와 비슷한 흐름이 될 것 같다"며 "남부지방에서는 비가 온 후 대기 질이 '보통'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