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ready to drink until next morning(내일 아침까지 마실 준비가 됐습니다)."

‘기생충'으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에 이어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까지 거머쥐며 3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이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봉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9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대표 분야 중 하나인 감독상을 수상했다. 앞서 외국어영화상인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수상에 이어 3관왕이다.

봉 감독은 "국제장편영화상 수상을 하며 오늘 할일은 끝났구나 생각했다"면서 "너무 감사하다. 어렸을때 가슴에 새긴 말이 '가장 개인적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이다. 이 말을 책에서 읽었던 적이 있다. 이 말을 한 사람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다. 제가 학교에서 마틴 스콜세지 영화 보며 공부했던 사람인데 너무 영광이다"라고 말해 좌중의 연호를 이끌어 냈다.

봉 감독은 앞서 "거기 존경하는 마틴 스콜세지가 계시기 때문에 같이 후보에 오른 거 자체가 저에게는 큰 상"이라며 "이미 상을 받은 거나 다름없다"고 말한 바 있다.

봉 감독은 국제장편영화상 수상 시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한국어로 "이 상의 이름이 바뀐 뒤 첫번째 수상자가 되어 의미가 깊다"며 "오스카가 추구하는 방향에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이어 송강호와 이선균 등 출연 배우들과 편집감독, 미술팀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지난 50여년 간 아시아 작품이 수상한 건 기생충을 포함해 다섯 번 뿐이다. 대만 영화 ‘와호장룡'이 2001년 아시아 영화로서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이후 2009년 일본 타키타 요지로 감독의 '굿바이', 이란의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이 2012년 이란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2017년 세일즈맨으로 두번 받았다.

봉 감독은 칸에 이어 아카데미서도 수상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리며 양대 영화제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