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기 문신 시문 간행…2년 반 만의 회수
"세계기록유산 유교책판 수량에 포함될 가능성"…도난·유통 2명 경찰 넘겨져
도난당한 '권도 동계문집 목판' 찾았다…다시 종중 품으로(종합)
도난당한 '권도 동계문집 목판(權濤東溪文集木版)'이 온전하게 회수돼 다시 종중의 품에 안겼다.

문화재청은 5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대강당에서 도난범으로부터 회수한 권도 동계문집 목판 134점을 안동 권씨 종중에 돌려주는 반환식을 열었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33호인 해당 목판은 조선 중기 문신인 동계 권도(權濤·1575∼1644)의 시문을 모아 간행한 책판이다.

시문부터 지함, 인함, 서문, 발문 등 총 8권으로 구성됐다.

52×28×3.0cm 크기다.

이들 목판은 순조 9년인 1809년 간행됐는데 다양한 글이 실려 조선시대 기록문화를 상징하는 유물로 평가된다.

특히 조선시대 양반 생활과 향촌 사회 모습 등 당시 사회사와 경제사 전반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어 문화재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목판은 후대에 어느 때라도 책으로 펴낼 수 있는 '원천 텍스트(text)'이자 매체"라며 "유네스코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유교책판 수량의 변동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하는 만큼 앞으로 (유교책판) 수량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보와 도 문화재 사이에서 지나치게 '격의 차이'를 느낄 필요가 없다"며 동계 목판의 문화재적 가치를 높게 봤다.

이들 목판은 경남 산청군 안동권씨 종중 장판각에 보관돼 오다 2016년 6월 도난당했다.

문화재청은 2018년 11월 도난 목판과 관련된 첩보를 입수한 뒤 수사에 들어갔고 실제 목판을 훔치거나 유통을 주도한 2명을 파악해 경찰에 알렸다.

도난당한 목판은 이들의 자가 창고에 보관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2명을 입건하고 관련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권도는 1601년(선조 34년) 진사시에 합격했고, 1613년(광해군 5년) 문과에 급제했다.

인조반정 후인 1623년 6월 승정원 주서로 나간 이후 홍문관, 성균관, 사헌부 등지에서 근무했다.

64세 때는 통정대부(通政大夫·정3품 문관의 품계)에 올라 이듬해 대사간에 제수됐다.

문화재청 측은 "앞으로도 경찰청과 공조해 도난, 도굴, 해외밀반출 등 문화재 사범을 단속하고 문화재 불법유통 차단 등 건전한 유통질서를 확립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