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상 수상자…"항의할 방법은 활동을 영구히 그만두는 것뿐"

지난해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은 소설가 윤이형(44)이 최근 이상문학상 수상 거부 파문과 관련, 작가로서 영원히 작품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상문학상 운영 방식에 항의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윤이형의 설명이다.

문학계의 불공정한 관행과 불신 등에도 너무 지쳐 더는 활동하고 싶지 않다는 것도 이유다.

윤이형은 지난달 31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이상문학상을 돌려드리고 싶다.

부당함과 불공정함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돌려드릴 방법이 없다"면서 "그래서 그 상에 대해 항의할 방법이 활동을 영구히 그만두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 더이상 일하고 싶지 않다.

일할 수 없다"면서 "일하지 않는 것이 내 작품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가를 그만둔다"라고도 했다.

이어 "수상을 무를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이 일에 일조한 책임을 없었던 것으로 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이제 앞으로의 활동을 영구히 중단했으니 조금은 말할 자격이 생겼다"며 문학사상사 대표를 향해 공식 입장 표명과 사과, 운영 방식 개선 등을 요구했다.

윤이형은 이 글을 올리기 하루 전날 연합뉴스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절필 선언이 맞는지 확인하는 질문에 "이상문학상 논란 이후로 어디를 믿고 일을 해야 할지, 나에게 내려진 평가가 정당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고 회의가 느껴져서 그렇다"면서 "문단 전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열심히 일해도 내가 모르는 사이에 자꾸만 부당함과 부조리에 일조해 이득을 얻게 되는 것이 싫다"고 했다.

소설가 윤이형, 이상문학상 파문에 절필 선언
앞서 올해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자로 결정된 김금희·최은영·이기호 작가가 잇달아 수상을 거부하면서 지난달 6일 예정한 수상자 발표가 무기한 연기되는 등 논란이 확산했다.

이들은 최근 '수상작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하고 작가 개인 단편집에 실을 때도 표제작으로 내세울 수 없다'는 주최 측 문학사상사 요구에 반발해 수상을 거부했다.

최은영 등은 여전히 문학사상사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작가 3명이 수상을 거부함에 따라 수상작품집 출간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올해 수상 대상자는 대상 1명, 우수상 5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문학상은 작품집을 출간하지 못하면 운영하기 어려운 구조다.

문학사상사는 이달 중 공식 해명과 함께 대상과 일부 우수상 수상자를 발표할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1977년 제정한 이상문학상은 이문열, 이청준, 최인호, 신경숙, 김훈, 한강 등 당대 최고로 인정받던 작가들을 수상자로 배출하면서 권위를 쌓아왔지만, 이번 사태로 작지 않은 흠집이 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