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오는 3월 주주총회
조원태 회장 주주 과반 찬성 확보해야
이명희·조현민 선택 향방 가를 듯
사진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18,350 +1.94%) 부사장이 촉발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사이에서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67,500 -0.74%) 전무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반도건설 등과 공동 전선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지난 31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조 회장을 겨냥해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며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 개선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누나인 조 전 부사장이 현재 한진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조 회장에게 물러나라며 선전포고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의 지분은 총 31.98%에 달한다.

입장문을 통해 이들은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다가오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하면 조 회장은 연임에 실패하고 그룹 경영권까지 잃을 가능성이 높다. 주총 참석률이 77%였던 지난해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안건 통과를 위해 최소 39%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상황은 조 회장에게 녹록지 않다. 지분율에서 수세에 몰려 있어서다. 조 회장의 확실한 한진칼 지분은 본인이 보유한 6.52%, 정석인하학원 등 특수관계인 4.15%, 델타항공 10% 등으로 총 20.67%에 불과하다. 여기에 지난달 대한항공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한진칼 지분 1%를 매입한 카카오를 우호 세력으로 간주해도 21.67% 밖에 안된다.

한진칼이 최근 발표한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의 지분 공동 보유계약은 상당기간 준비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최근 수차례 만나 각자가 보유한 지분을 공동으로 보유하기로 합의하고 법무법인 태평양의 공증과 감독원 변경 신청 등을 거쳐 주총에서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국민연금이라는 또 다른 적도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주총에서 고 조 전 회장의 이사직 연임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한진 오너 일가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당시 국민연금은 한진칼 주총에서 '이사의 자격'에 대한 주주제안을 했으나 부결되기도 했다. 여기에 국민연금은 조 회장이 부정입학 등으로 학사 학위가 취소돼 고졸 학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한진그룹 회장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에게 반기를 든 것은 지난해 12월 한진그룹 인사에서 배제되면서부터다. 동생 조 전무의 복직 이후 조 전 부사장은 복직이 무산되자 조 회장이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유훈을 무시한 채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며 정면 대결에 나선 것이 시작이다.

현재로서는 조 회장에게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 주요주주인 KCGI와 반도건설을 뺏긴 상황에서 이 고문과 조 전무와의 관계도 다소 껄끄럽기 때문이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사진=연합뉴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조 회장이 이 고문 집에 찾아가 벽난로 불쏘시개를 휘두르며 물건을 부수며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도 했다. 조 회장이 난동을 부린 이유로는 이 고문아 조 전 부사장 편을 들었다는 점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이 고문과 조 전무의 선택이 조 전 부회장으로 기운다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공식적으로는 중립을 지키고 있는 이 고문과 조 전무의 선택과 더불어 일반주주들의 표심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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