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 더 마스터 [사진=기아자동차]
모하비 더 마스터 [사진=기아자동차]
지난해 자동차 시장에서 SUV의 내수 판매 비율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는 대형 SUV가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SUV 판매량은 57만5662대로, 전년 51만9883대보다 10.7%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대형 SUV 판매는 7만5218대로, 전년 2만6419대와 비교해 184.7% 뛰면서 더욱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 SUV 시장에서 대형 SUV가 차지하는 비중도 13.06%로 전년 5.08%보다 7.98%포인트 올랐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2018년 12월 출시된 팰리세이드가 있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5만2299대가 팔리면서 국내 전체 승용차 판매 순위 8위에 올랐다. 이는 대형 SUV 판매량의 70% 해당하는 수치다. 주문량이 밀려 출고 적제 현상이 벌어지자 현대차는 증산을 통해 출고량 맞추기에 나섰다.

팰리세이드가 등장하기 전 국내 대형 SUV 시장을 지켜온 기아자동차의 모하비도 전년 대비 17.9% 늘어난 9238대 판매됐다. 지난해 9월 신차급 변화에 가까운 부분 변경 모델을 공개한 모하비는 프레임 바디와 후륜 구동의 강점을 앞세워 마니아층 공략에 성공했다.

대형 SUV 시장 터줏대감인 쌍용자동차 G4 렉스턴은 전년보다 판매량이 3835대 줄었지만 1만대(1만2839대)를 넘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가장 늦게 국내 출시된 한국GM의 트래버스도 월간 판매량을 늘려가며 842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
올해 대형 SUV 시장 전망은 더욱 긍정적이다. 연초부터 제네시스 브랜드 첫 번째 SUV GV80 등장으로 뜨겁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출시된 GV80은 출시 첫날 1만5000대의 계약에 성공했고, 일주일만에 2만3000여대 계약에 성공하며 목표로 한 연간 2만4000대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

팰리세이드와 모하비, 트래버스, G4 렉스턴 등 기존 대형 SUV 인기에 GV80마저 가세할 경우 연간 10만대 돌파가 가능하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팰리세이드 돌풍은 현대차 수익 개선에도 기여했다. 중형·중소형 차량과 비교해 이익이 많이 남는 대형 SUV가 많이 팔리면서 실적에도 보탬이 됐다는 것이다. 팰리세이드 출시가격은 3540만~4490만원으로, 역대 5만대 클럽 차량 중 가장 비싼 현대차 그랜저(3172만~4430만원)보다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 등 가족 형태의 변화로 여가 생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적재 공간이 SUV의 주요 구매 포인트로 자리잡고 있다"며 "대형 SUV 강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