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밑바닥에 붙어살며 색소세포 조절해 표피 색을 주변과 맞추는 습성
고대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상징하는 물고기로 불러
[알쏭달쏭 바다세상](48) 자라면서 눈 위치가 바뀌는 '바다의 카멜레온'
우리나라 사람들이 회로 가장 즐겨 먹는 생선.
흔히 '광어'라는 방언으로 부르는 넙치가 그 주인공이다.

가자미목 넙치과에 속하는 넙치는 넓적한 생김새를 하고 있어 형용사 '넓다'에 물고기를 뜻하는 '치'가 합쳐진 이름을 얻었다.

다 자라면 몸길이가 60㎝ 정도 된다.

눈이 있는 쪽은 황갈색 바탕에 짙은 갈색 점이 있고, 눈이 없는 반대쪽은 흰색이다.

바다 밑에 붙어사는 저서생활(低棲生活)을 한다.

알에서 깨어난 직후에는 두 눈이 양쪽에 따로 있다가 자라면서 오른쪽 눈이 왼쪽으로 이동한다.

저서생활에 들어가면 두 눈이 왼쪽에 나란히 위치한다.

넙치는 가자미와 생김새가 비슷해 일반인들은 구별이 쉽지 않다.

눈과 머리 방향을 기준으로 '우(右)가자미 좌(左)넙치'라고 구분한다.

가자미와 넙치의 등쪽을 위로하고 아가미와 배를 아래로 두었을 때 넙치는 눈과 머리가 왼쪽에 있다.

'오른쪽 가자미 왼쪽 넙치'라고 글자수에 맞춰 기억하면 혼돈을 피할 수 있다.

[알쏭달쏭 바다세상](48) 자라면서 눈 위치가 바뀌는 '바다의 카멜레온'
넙치는 '바다의 카멜레온'으로도 불리는 숨바꼭질 선수다.

모래와 바위가 있는 수족관에 넣어놓으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기가 어려울 만큼 잘 숨는다.

표피를 주변환경과 같게 보호색으로 바꾸는 특기를 갖고 있다.

넙치는 먼저 눈에 보이는 주위 환경 색조를 인식해 뇌로 신경 자극을 보낸다.

그러면 색소세포를 지배하는 신경섬유에 전달돼 색소세포의 입자를 넓히거나 줄이는 방법으로 몸 색깔을 바꾼다.

불과 15∼20분이면 감쪽같이 주변환경과 똑같은 색깔과 모양으로 변신한다.

[알쏭달쏭 바다세상](48) 자라면서 눈 위치가 바뀌는 '바다의 카멜레온'
고대 중국에서는 넙치를 접어(鰈魚)라고 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물고기란 뜻이 담겨있다.

당시 중국인들은 동쪽에 있는 우리나라를 접역(鰈域)이라고 불렀는데, 접어는 '동쪽의 물고기', 즉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물고기란 의미다.

정약전 자산어보에는 '후한서(後漢書) 변양전주(邊讓傳注)에 이르기를 비목어(比目魚)를 일명 접어(鰈漁)라고 하며 강동(江東)에서는 판어(板魚)라 한다'고 적었다.

넙치는 콜라겐 함량이 적어 단단하고 씹는 맛이 좋고 지방질 함량이 적어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최상의 횟감으로 사랑받는다.

발육에 필요한 라이신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고, 지방질이 적어 소화가 잘되므로 노인과 당뇨병환자, 간장질환, 병의 회복기에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알쏭달쏭 바다세상](48) 자라면서 눈 위치가 바뀌는 '바다의 카멜레온'
날갯살이 가장 맛있는 부위로 꼽히는데 씹하는 촉감이 매우 쫄깃하고 맛도 일품이다.

양쪽 지느러미나 꼬리 가장자리에 붙어있는 지느러미는 납작한 몸을 움직이기 위해 근육이 매우 잘 발달돼 있다.

지느러미 근육에는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콜라겐이라는 단백질과 콘트로이틴황산이 많아 함유돼 있어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

넙치 제철은 10월에서 다음해 2월까지 늦가을과 겨울이다.

봄철 산란후에는 맛이 크게 떨어져 '3월 넙치는 개도 안먹는다'는 속담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