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아일리시·리조…'개성파 여성 강세' 그래미 주인공은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 올해 주인공은 누가 될까.

지난해 음악을 내놓은 가수·창작자들은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 센터에 모여 그래미 어워즈 84개 시상 부문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수상자는 전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NARAS)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신인 아티스트' 등 이른바 '빅 4' 부문 후보 면면을 보면 개성 가득한 여성 후보들이 눈에 띈다.

빌리 아일리시·리조…'개성파 여성 강세' 그래미 주인공은
◇ 빌리 아일리시 VS 리조…'올해의 앨범' 격돌
최우수 앨범을 녹음한 가수·프로듀서·엔지니어에게 공동으로 주어지는 올해의 앨범상은 빌리 아일리시, 리조, 아리아나 그란데, 라나 델 레이, 허(H.E.R.), 본 이베어, 릴 나스 엑스, 뱀파이어 위켄드 8팀이 후보에 올랐다.

빌보드 등 음악 매체들은 빌리 아일리시와 리조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신성' 빌리 아일리시(19)는 지난해 3월 발매한 '웬 위 올 폴 어슬립, 웨어 두 위 고?'(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로 '빌보드200' 연간 차트 정상에 올랐다.

이 앨범 수록곡 '배드 가이'(Bad Guy)는 최우수 노래를 녹음한 가수·프로듀서·엔지니어에게 주는 올해의 레코드상과 작사·작곡가에게 주는 올해의 노래상 후보에도 올랐다
신인 아티스트상 부문까지 이름 올린 아일리시는 사춘기를 지나는 Z세대의 불안한 정서를 특유의 나른한 목소리로 노래한다.

파격적인 의상과 메이크업, 영화 '엑소시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기괴한 앨범 표지 사진 등도 관심을 끌었다.

빌리 아일리시·리조…'개성파 여성 강세' 그래미 주인공은
흑인 여성 래퍼 리조(32)도 아일리시와 더불어 유력한 그래미 후보다.

5월 내놓은 '커즈 아이 러브 유'(Cuz I Love You)와 수록곡 '트루스 허츠'(Truth Hurts)로 주요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트루스 허츠'는 해당 앨범에 수록되기 전 2017년에 싱글로 발표된 곡인데, 올해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뒤늦게 사랑받았다.

여성 래퍼로는 최장기간인 7주간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서 1위를 지켰다.

사회가 여성 가수에게 요구하는 '마른 몸매'를 지니지 않았지만 자신의 외모를 사랑한다고 외치고, 성 소수자 지지 목소리를 내는 등 소신 있는 행보를 보였다.

힙합·팝 장르에 리듬앤드블루스(R&B) 요소를 가미한 노래에 이런 자신의 메시지를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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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병' 아리아나 그란데…방탄소년단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무대
빌리 아일리시와 리조가 '빅 4'를 놓고 박빙을 벌일 것으로 보이지만 복병도 있다.

아리아나 그란데(27)는 '생큐, 넥스트'(Thank You, Next)로 올해의 앨범상, 타이틀곡 '세븐 링즈'(7 Rings)로 올해의 레코드상 후보에 들었다.

총 5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 8개 부문에 오른 리조, 6개 부문에 오른 아일리시·릴 나스 엑스 다음으로 많이 노미네이션됐다.

4옥타브를 넘나드는 압도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그는 이미 굳건한 위상의 월드스타로 빌보드뮤직어워드, 아메리칸뮤직어워드 등에서 수상했지만, 그래미와는 아직 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 시상식에는 "그래미가 창의성을 억압한다"며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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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무대도 펼쳐진다.

지난해 시상자로 나섰던 방탄소년단이 올해엔 퍼포머로 참석한다.

방탄소년단은 후보에 지명되진 못했지만 '올드 타운 로드 올 스타즈'(Old Town Road All-Stars) 무대를 릴 나스 엑스와 빌리 레이 사이러스, 디플로, 메이슨 램지 등과 함께 꾸밀 예정이다.

한국 가수가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 오르는 건 이들이 처음으로,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 됐다.

그 외 아일리시, 리조, 그란데를 비롯해 카밀라 카베요, 허, 존 레전드, 에어로스미스, 조나스 브라더스, DJ 칼리드도 퍼포머로 출연한다.

괴한 총격에 살해된 래퍼 닙시 허슬을 기리는 무대도 마련된다.

다만 올 그래미 시상식에는 최근 해고된 NARAS 전 최고경영자(CEO) 데보라 듀간의 소송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도 감돈다.

듀간은 그래미를 주최하는 NARAS에 성차별과 그래미 후보 선정에 부정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62회 그래미 어워즈는 한국 시간으로 27일 오전 9시 55분 엠넷에서 생중계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