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주 기자의 [너의 이름은] 34번째

▽ 볼보는 원래 볼베어링…"나는 구른다"
▽ 안전에 대한 집착이 브랜드 자산으로
▽ 볼보트럭·볼보자동차 한국서 호실적
볼보 엠블럼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 엠블럼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 브랜드가 한국에서 전방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볼보트럭은 국내 수입 상용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질주 중이고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해 처음으로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두 브랜드 모두 '안전'을 앞세웠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 '볼보'는 라틴어로 "나는 구른다"라는 뜻
볼보 설립자 아서 가브리엘슨과 구스타프 라르손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 설립자 아서 가브리엘슨과 구스타프 라르손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가 안전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건 스웨덴의 혹독한 자연환경과 연관이 깊다. 볼보는 1927년 세계 최대 볼베어링 회사 'SKF(Svenska Kullager-Fabriken)'의 직원이었던 아서 가브리엘슨(Assar Gabrielsson)과 구스타프 라르손(Gustaf Larson)에 의해 창립됐다.

아서 가브리엘슨은 볼베어링 판매망 확보를 위해 SKF 파리 지사에 파견됐다가 수많은 자동차를 접했다. 당시 그는 스웨덴에 널리 보급됐던 미국산 수입 자동차보다 스칸디나비아의 거친 기후와 환경에 더 적합한 자동차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서 가브리엘슨은 자신이 몸담고 있던 SKF에 이 같은 내용을 제안했고 회사 동료였던 구스타프 라르손이 합류해 두 사람은 동업을 시작했다. 1924년 여름부터 자동차 제조 구상을 진행했고 그해 9월 디자인을 완료했다.

하지만 자동차를 만들기에는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다. 아서 가브리엘슨은 결국 자비를 들여 테스트카를 먼저 제작했고 1926년 볼보 자동차의 모태인 'OV4' 프로토타입을 SKF 경영진들에게 선보였다. 경영진은 'OV4'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아 투자를 했다.
볼보 최초의 자동차 ÖV4의 섀시 [사진=Volvo Cars Group]

볼보 최초의 자동차 ÖV4의 섀시 [사진=Volvo Cars Group]

아서 가브리엘슨은 자동차를 만들면서 회사 이름을 무엇으로 할 지 고민했다. 그러다가 SKF의 중단된 프로젝트를 떠올렸다. 그것은 1915년 미국의 볼베어링 시장 개척을 위해 시작됐지만 초기 단계에 멈춰 있던 볼베어링 프로젝트 '볼보(Volvo)'였다. 그는 '볼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볼보'는 라틴어로 '나는 구른다(I Roll)'라는 뜻을 가진 'volvere'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볼베어링은 기계가 회전할 경우 발생하는 마찰력을 줄일 때 필수로 사용된다. 자동차를 비롯한 산업계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제각기의 모양대로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볼보의 근간이 된 SKF가 주력으로 생산했던 제품이면서 동시에 자동차가 잘 굴러가기 위해 필수인 볼베어링의 성질을 회사 이름으로 정한 것이다.

1927년 아서 가브리엘슨과 구스타프 라르손은 SKF의 지원을 받아 스웨덴 예테보리 근처에 스웨덴 최초의 현대식 자동차 공장을 세우고 볼보의 첫 번째 자동차 '야곱'을 생산했다. 그들은 SKF와의 특별한 관계를 기념하는 의미로 회전하는 베어링을 형상화한 화살표 문양의 엠블럼을 만들어 차에 달았다. 그리고 이것은 볼보의 상징이 됐다.

볼보는 창립 초기부터 거친 기후에도 적응할 수 있는 안전한 자동차 제작이 목표였다. 안전이 자동차 구매 시 주요 고려 대상이 아니던 시기에도 볼보는 계속 자동차 안전 기술을 개발했다. 그 결과 '볼보=안전'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성장했다.

◆ 스웨덴과 공통점 많은 한국
볼보트럭에서 판매중인 라인업 [사진=볼보트럭]

볼보트럭에서 판매중인 라인업 [사진=볼보트럭]

한국과 스웨덴은 국토의 70% 이상이 산악 지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도로와 터널 공사에 대한 수요가 늘 발생해 볼보트럭에게 있어 한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상용차 통계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수입 상용차 시장에서 볼보트럭의 점유율은 46.1%로 압도적인 1위를 질주 중이다.

볼보트럭이 높은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단연 안전에 대한 선제적 대응력이 꼽힌다. 단적인 예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월1일부터 생산·판매되는 차량총중량 20톤 초과 화물·특수자동차를 대상으로 비상자동제동장치와 차선이탈경고장치 장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차량총중량 3.5톤 초과 트럭과 20톤 이하 화물·특수자동차는 2021년 7월1일부터 의무 적용 기간이 늦춰졌다. 건설기계로 분류되는 덤프트럭은 아예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볼보트럭은 국내법이 요구하는 기준과 상관없이 전차종에 능동적인 안전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적용, 비상자동제동장치(AEBS: Advanced Emergency Braking System)와 차선이탈경고장치 (LDWS; Lane Departure Warning System)를 기본사양으로 장착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외제차 업계에 따르면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해 전년대비 24.0% 증가한 1만570대를 판매했다. 이는 한국에서 8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볼보자동차 플래그십 SUV 신형 XC90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배구선수 김연경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플래그십 SUV 신형 XC90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배구선수 김연경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호실적에 대해 "볼보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안전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공감하고 인정해주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이에 따라 올해 서비스안전센터도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24개로 확대된 센터에서 올해 6개를 더해 총 30개의 네트워크를 확보할 예정이고 전시장도 기존 24개에서 29개로 확대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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