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첸 결혼 발표 후폭풍 /사진=한경DB
엑소 첸 결혼 발표 후폭풍 /사진=한경DB
그룹 엑소 첸의 결혼 및 혼전임신 발표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급작스러운 소식에 놀란 팬심은 혼란을 거듭하던 끝에 '퇴출 요구'라는 극단적인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첸은 지난 13일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여자친구가 있다"면서 "회사와도 소통하고 멤버들과도 상의를 하던 중 축복이 찾아왔다"고 결혼과 함께 예비신부의 임신 소식을 전했다. 이에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역시 첸에게 축하를 보내달라고 공식입장을 냈다.

날벼락 같은 '내 아이돌'의 결혼 소식에 팬들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당당한 결혼 고백에 응원을 보내는 이들이 있는 반면, 최근까지도 엑소 콘서트 무대에 오르며 활동했던 그의 깜짝 발표를 박수로 맞아주기는 힘들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실로 결혼 발표 당일부터 온라인 상에서는 첸 관련 굿즈를 양도하겠다는 글이 폭주하고 있다. 앨범부터 포토카드, 인형, 슬로건 등 종류도 다양하다. '제발 가져가시라'는 표현을 쓴 네티즌들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원더걸스 출신 선예, FT아일랜드 최민환과 율희 부부 등을 함께 거론하며 아이돌 멤버들의 결혼이 신 풍속도로 자리 잡았다는 말을 내놓기도 했지만, 일부 팬들의 반응으로 보아 크게 환영 받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황은 더욱 심각해져 '퇴출 요구'로까지 번졌다. 엑소 팬클럽인 엑소엘 에이스 연합이 성명을 내고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향해 첸의 팀 퇴출을 요구하고 나선 것. 이들은 첸의 결혼과 혼전임신 이슈로 그룹 전체의 이미지 훼손 및 팬덤 분열 및 와해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SM의 답변이 없을 시, 직·간접적으로 어떠한 형태의 시위도 감행하겠다고 했다.

실제 엑소 팬들에게 첸의 결혼 발표, 그리고 일부 팬들의 퇴출 요구에 대해 물었다.

엑소엘(공식 팬클럽) 가입자 A(34)씨는 "단순히 결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퇴출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아이돌에게 유부남 타이틀은 치명적이라고 본다. 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퇴출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일방적인 통보에 처음에는 당황했는데 팬들까지 반으로 쪼개진 걸 보니 이제는 화가 나는 단계다. 개인을 위한 결정을 했다면 팀을 위해 빠져야 한다고 본다. 사실상 두 가지를 다 누리기는 힘든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엑소엘 가입자 B(32)씨는 "퇴출까지 해야 하는 일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B씨는 "물론 아이돌이 팬덤의 화력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것은 맞지만 불법적인 범죄 행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퇴출까지 요구하는 것은 가혹한 것 같다. 아이돌은 결혼하면 할 수 없는 직업이라는 말과 무엇이 다르겠냐"면서 "물론 박수를 치면서까지 결혼을 환영하고 축하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팀을 나가야 한다는 건 과하다. 퇴출 요구가 거세지면서 마치 이게 전체 팬의 입장처럼 되어 버린 것 같은데 그럼 나 같은 엑소엘의 의견은 묵살당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라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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