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사유와 열정의 오선지에 우주를 그리다
세계 패권 쟁탈을 향한 미VS중 무역대전쟁

▲ 근대 세계의 창조 = 로이 포터 지음, 최파일 옮김.
계몽주의라고 하면 주로 볼테르, 루소 같은 프랑스 철학자들을 떠올리지만 이 책은 영국에도 계몽주의 철학이 있었다면서 그 고유성과 선구적 위상에 주목한다.

로크는 종교적 관용을 설파했고 합리성으로 기독교 신앙을 새롭게 정제했으며 이러한 작업은 다음 세대의 이신론(理神論), 더 나아가 무신론으로 향하는 길을 닦았다.

베이컨은 새로운 학문 연구 방법론을 역설했고 홉스 등의 철학자들은 감각주의와 경험주의를 토대로 인간의 본성과 자연, 도덕과 사회에 대해 새롭고 급진적인 시각들을 제시하면서 심리학, 인류학, 경제학과 같은 새로운 학문의 초석을 놓았다.

영국 합리주의의 계보에는 뉴턴도 올라 있다.

그로 대표되는 새로운 과학은 자연 세계뿐만 아니라 인간 세계에도 적용되는 새로운 해석 틀로 기능하며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양 영역으로 확장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당시 영국 진보적 지식인들의 사고를 드러냄으로써 무엇이 그들을 움직였는지 이해하고자 한다.

영국 계몽주의는 가증스러운 것을 타파하라고 부르짖지도 않았고 혁명을 불러오지도 않았다.

영국에는 볼테르가 투옥된 바스티유 감옥이 없었고 비국교도도 신앙의 자유를 누렸으며 이단자를 화형에 처하는 장작 단의 불은 진작에 꺼졌다.

저자는 이런 의미에서 18세기 영국 사회는 이미 계몽을 이룩했고 그렇게 이룩된 체제를 정당화하고 수호하는 작업이 중요했다고 본다.

저자에 따르면 바로 여기에 영국 계몽주의만의 '영국성'이 존재한다.

그것은 타도나 전복만이 아니라 새로운 체제의 창출과 정당화에도 헌신하는 계몽주의, 즉 혁명에 대한 '예방주사'와 같은 계몽주의다.

교유서가.

1천120쪽, 5만4천원.
[신간] 근대 세계의 창조
▲ 베토벤: 사유와 열정의 오선지에 우주를 그리다 = 마르틴 게크 지음, 마성일 옮김.
독일 음악학의 대가인 저자가 베토벤 음악이라는 '우주'를 거인주의, 확고함, 자연 등 12개 주제로 나눠 탐사한다.

그리고 주제별로 나폴레옹, 바흐, 루소에서 레너드 번스타인과 테오도르 아도르노, 질 들뢰즈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인물 36명을 등장 시켜 당대인들과 후대인들이 베토벤 음악과 어떻게 얽혀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베토벤이라는 이름의 궤적은 오늘날 철학적 흐름에서 보면 비동일성의 지평에서 끊임없이 동일성을 추구한다고 가정해도 좋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말은 '열린 결말'이라고 한다.

베토벤 음악은 완성과 무한성을 향한 동경을 포기하지 않은 채 인간의 유한성과 불완전성을 불러내기 때문이다.

저자는 "베토벤의 모든 작품은 결국 모든 사회적 현상이 점점 더 파편화하는, 그리고 개인이 자기 소외되는 과정을 반영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체념은 없다.

열정적으로, 전투적으로 베토벤의 음악은 여전히 싸워서 얻어 내야 할 행복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썼다.

북캠퍼스. 616쪽. 3만2천원.
[신간] 근대 세계의 창조
▲ 세계 패권 쟁탈을 향한 미VS중 무역대전쟁 = 주윈펑·어우이페이 지음, 차혜정 옮김.
대만의 중국 경제 및 국제 경제 전문가인 저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시작하게 된 근본 원인과 미중 무역전쟁의 전후 배경을 짚어 본다.

특히 기존 강대국이 새롭게 부상하는 강대국을 견제하면서 전쟁이 벌어진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론'을 따라 무역전쟁이 새로운 경제 대국을 건설하려는 중국과 중국의 경제 1위 부상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힘겨루기임을 보여준다.

또 1980년대 엔화 절상을 통해 미국이 일본 경제를 견제한 과정을 돌아봄으로써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예측하고 중국·대만·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예상해 본다.

저자들은 한국에 대해 거품경제 이후 혁신, 업그레이드, 우회진출을 통해 다시 태어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1세기북스. 248쪽. 1만7천원.
[신간] 근대 세계의 창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