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피트 컨 기준 50%가량 올라…환적물량 일부 감소 예상
도로안전운임제로 환적화물 운송료 상승, 부산항 영향은
도로안전운임제 시행으로 부산항에서 배를 바꿔 싣는 환적화물 육상 운송료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소 운송사와 기사들은 10년 넘게 오르지 않은 운송료가 현실화한 만큼 인력난이 해소돼 운송효율이 높아지고 사고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비용이 늘어난 선사들이 환적을 줄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부산항만공사와 운송업계에 따르면 차주가 받는 안전위탁운임 기준으로 부산항 부두 간 환적화물 운송료는 29~57% 올랐다.

20피트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했을 때 북항 신선대부두~감만부두는 1만4천700원에서 2만2천887원으로 56%, 신선대부두~기타 부두는 2만1천600원에서 3만3천324원으로 54% 각각 올랐다.

신항 남측부두와 북측 부두 사이는 1만8천800원에서 2만8천114원으로 50%, 남측 부두들 사이와 북측 부두들 사이는 1만6천800원에서 2만3천818원으로 42% 올랐다.

신항과 북항 사이 운송료는 5만7천800원에서 65% 오른 9만5천625원으로 조정됐다.

환적화물을 전문으로 실어나르는 운송사 대표 A씨는 "그동안 운송료가 터무니없이 낮아 기사를 구하지 못해 전체 차량의 30% 이상을 놀렸는데 앞으로 임금을 올려줄 수 있어 기사 구하기가 수월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환적화물은 선박 출항 시간에 맞춰야 하는 특성상 24시간 수송해야 하는데 그동안 지입차주와 고용 기사들은 열악한 근무여건에도 월 250만원에 못 미치는 저임금에 시달려 왔다.

도로안전운임제로 환적화물 운송료 상승, 부산항 영향은
이 때문에 상당수 기사가 시내버스나 택시 등 다른 업계로 이탈해 중소 운송사들은 사람이 없어 차를 운행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고, 환적화물 수송이 지연되는 사례들도 발생해 왔다.

A씨는 "인력난이 해결되면 과적, 과속, 졸음운전 등도 자연히 사라져 그만큼 안전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적화물 운송료 상승은 부산항에서 환적하는 선사들의 비용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부산항에서 한해 처리하는 환적화물(20피트 컨테이너 기준) 1천100여만개 가운데 애초 내린 부두에서 다른 부두로 옮겨서 싣는 타부두 환적은 180여만개에 이른다.

신항 내 부두들 사이에 옮기는 것이 100만개, 북항 내 부두들 사이가 50만개, 신항과 북항 사이가 30만개 정도이다.

도로안전운임제 시행으로 환적화물 운송에 드는 총비용은 290억여원에서 520억여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항만공사는 추산했다.

원가 절감에 힘쓰는 선사들은 타 부두 환적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선대나 운항 일정을 조정해 가능하면 다른 부두로 옮기는 물량을 줄이는 한편, 일부 화물은 중국 등 환적 비용이 싼 다른 국가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

부산항 부두 운영사들은 운송료 상승으로 환적화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한다.

항만공사도 이를 우려해 선사들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안전운임제가 환적화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살펴보고 나서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난립한 부두 운영사들을 통합해 타부두 환적을 줄이는 것이 근본 대책"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