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내한공연…신비로우면서 포근한 사운드 눈길
본 이베어, 시린 겨울을 따스하게 채운 '소리의 향연'

'좋은 겨울'을 뜻하는 프랑스어 표현(bon hiver)에서 따온 밴드 이름처럼 시리면서도 포근한 사운드가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서정성과 실험성이 공존하는 음악으로 평단은 물론 세계 음악 애호가들을 사로잡은 미국 포크 밴드 본 이베어(Bon Iver)가 12일 오후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내한공연을 열었다.

프런트맨 저스틴 버넌(보컬·기타·건반)을 비롯해 여섯 멤버는 특별한 무대효과나 멘트 없이도 오로지 꽉 찬 '소리의 향연'으로 약 2시간 공연을 이끌어 갔다.

버넌 외 멤버들도 기타, 베이스, 색소폰, 키보드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며 풍성한 소리를 빚어냈다.

이들은 지난해 발매된 정규 4집 '아이 콤마 아이'(i,i) 수록곡을 중심으로 23곡가량을 들려줬다.

1부에서는 '위'(We), '홀리필즈'(Holyfields,), '페이스'(Faith), '마리온'(Marion) 등 '아이 콤마 아이' 수록곡들과 함께 실험성이 돋보이는 곡들을 선보였다.

이어 2부에서 '아이 콤마 아이' 대표곡 '헤이, 마'(Hey, Ma)를 비롯해 '퍼스'(Perth), '홀로신'(Holocene) 등 대중적으로 보다 알려진 곡들을 선사했다.

히트곡 '퍼스'의 기타 도입부가 흘러나오자 환호성이 울리며 공연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특히 이날 공연에서 본 이베어는 포크를 기반으로 록, 전자음악 등 여러 장르가 어우러져 이질적이지만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십분 보여줬다.

마치 전자 음향으로 따스한 색채의 '수채화'를 그리는 듯한 사운드는 낯설지만 묘한 매력을 발했다.

본 이베어, 시린 겨울을 따스하게 채운 '소리의 향연'

버넌은 진성과 가성을 오가고 때로는 오토튠을 입은 보컬로 다양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매슈 매콘과 숀 캐리 두 드러머는 드럼 세트 두 대로 웅장한 리듬을 만들며 압도적 느낌을 배가했다.

버넌은 "감사하다", "여러분 정말 아름답다"며 연신 한국 관객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공연 순서가 마무리된 후에도 환호와 박수가 이어지자 버넌 홀로 다시 무대에 등장, 기타 반주와 함께 최고 히트곡 '스키니 러브'(Skinny Love)를 마지막 앙코르로 선사하기도 했다.

이번 내한공연은 '아이 콤마 아이' 앨범 발매와 함께 펼치는 월드투어 일환으로, 한국이 아시아 투어 출발지다.

서울 공연 이후엔 이달까지 방콕, 싱가포르, 자카르타, 도쿄를 찾는다.

단독 내한공연은 2016년 2월 이후 두 번째다.

이들은 투어에서 공연 티켓과 머천다이즈를 묶은 패키지를 경매해 해당 국가의 가정폭력·성폭력 근절 단체에 기부하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함께한다.

이날 공연에서도 버넌은 한국성폭력상담소를 소개하며 "심각하게 고통받고 학대당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단체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버넌을 주축으로 2006년 결성된 본 이베어는 데뷔 앨범 '포 에마, 포에버 어고'(For Emma, Forever Ago)에 이어 정규 2집 '본 이베어'로 비평가들과 대중 모두에게 사랑받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오는 26일(현지시간) 열리는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올해의 앨범'과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를 포함해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아이 콤마 아이'가 '올해의 앨범' 외에도 '베스트 얼터너티브 뮤직 앨범',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3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고, 수록곡 '헤이, 마'는 '올해의 레코드' 후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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