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의 생생헬스] 노인 감기환자 200만명…독감 회복기에 누런 가래 나오면 폐렴 의심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 원인으로 추정되는 폐렴이 유행하면서 호흡기 질환에 관심이 높아졌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감기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 중 하나다. 이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킨 것 중 하나가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다. 2015년 국내에서 대규모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를 발생시킨 바이러스다. 2003년 중국 홍콩 등에서 유행하며 700명 넘게 사망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유전자 변이가 생긴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한 것이었다. 각종 호흡기 질환과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지난겨울 60세 이상 감기환자 200만 명

감기 독감 폐렴은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노인 환자도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60세 이상 감기 환자는 200만 명에 이르렀다. 나이가 들면 모세 기관지의 저항력이 떨어져 상기도 감염 및 폐렴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겨울철 단골 불청객인 감기는 200종류가 넘는 다양한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메르스와 사스의 원인이었던 코로나바이러스도 감기의 원인 바이러스 중 하나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종류가 많기 때문에 한 번 감기에 걸렸다고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감기 바이러스는 눈 코 입의 점막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온다.

감기 바이러스는 잠복 기간이 짧다. 감염된 뒤 이틀 안에 증상이 시작된다. 코 점막이 붓고 충혈돼 콧물, 재채기, 코 막힘 증상이 나타난다. 미열과 기침이 동반되고 목 통증 때문에 목소리도 변한다. 증상은 4~9일 정도 지속된다. 건강한 사람은 별다른 합병증 없이 증상이 사라진다. 허진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천식, 만성 기관지염, 만성폐쇄폐질환 등이 있는 노인은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며 “만성질환자, 비장을 절제한 환자는 면역력이 더 떨어져 급성 부비동염이나 급성 중이염,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했다.

감기는 대부분 저절로 낫는다. 감기 증상 때문에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다면 증상을 줄여주는 약을 먹는 것도 좋다. 기침약, 비점막 충혈을 막아 콧물이나 코막힘을 완화하는 약, 두통·미열·근육통에 좋은 진통소염제 등을 활용하면 불편한 증상을 줄일 수 있다. 단순 감기에 항생제는 효과가 없다. 세균 때문에 부비동염, 급성 중이염이 생겼을 때, 폐렴 등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만 사용한다.

유행하면 인구 10~20% 감염되는 독감

독감은 다양한 감기 바이러스 중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질환이다. 환자를 통해 급격히 유행하는 데다 증상이 심해 일반 감기와 분리해 관리하고 있다. 매년 겨울에는 인플루엔자 A형이, 초봄에는 인플루엔자 B형이 유행한다. 증상이 심하고 전염성이 강해 며칠 만에 급속도로 퍼진다. 한 번 유행하면 인구의 10~20%가 감염된다. 변이가 심한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감염자는 40%까지 늘어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뒤 독감 의심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첫 주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는 49.1명이다. 예년보다는 환자가 적은 편이지만 유행 기준보다 8배 정도 환자가 많다. 집단생활을 하는 초중고교생을 중심으로 환자가 늘고 있다. 올겨울 독감 환자 중에는 인플루엔자 A(H1N1)pdm09형에 감염된 환자가 72.1%로 가장 많았다. A(H3N2)형 24.7%, B(빅토리아)형 3.2% 순이었다.

독감 환자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하면 콧물, 침 등의 분비물이 퍼져나온다. 이들 분비물이 공기중으로 이동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킨다. 기침할 때 입을 막은 손 등으로 플라스틱, 쇠 등을 만진 뒤 다른 사람이 이를 만지면서 퍼지기도 한다. 증상이 시작되기 하루 전부터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기 시작해 증상이 생긴 뒤 5일 넘게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독감에 걸렸다면 1주일 정도는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독감 회복기에 누런 가래? 폐렴 의심

독감에 걸리면 갑자기 고열과 근육통 등을 호소한다. 피로도 흔한 증상이다. 기침, 인후통, 가래 등 호흡기 증상도 생긴다. 독감에 걸리면 기침 등의 증상 때문에 기관지가 망가진다. 망가진 기관지에 추가 세균 감염이 생기면 세균성 폐렴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독감에 걸리면 적절히 휴식시간을 갖고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독감이 회복되면서 다시 열이 나고 기침, 누런 가래 등이 생기면 폐렴 합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노인은 더 위험하다. 이때는 의사 진료를 받아야 한다. 독감 증상이 심하거나 추가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독감에 대해 매년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해 백신을 제조한다. 백신을 맞으면 독감은 물론 폐렴 뇌염 등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백신을 맞고 독감에 걸리기도 한다. 건강한 성인의 백신 예방효과는 70~90% 정도다. 유행할 것으로 예측한 바이러스와 실제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다르면 백신 효과는 이보다 떨어진다. 백신 미스매치다. 올겨울은 A형 H1N1과 H3N2, B형 빅토리아가 유행할 것으로 예측해 백신을 만들었다. 실제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같다.

폐렴 진단 초기 항생제 치료 필요

폐렴은 폐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다양한 원인 때문에 생긴다. 감기와 독감 합병증으로 폐렴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폐렴은 진단 초기 항생제 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만 여러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다제내성 폐렴은 쓸 수 있는 치료제가 많지 않아 치료하기 쉽지 않다.

폐렴이 생기면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과 구토, 설사, 두통, 피로 등 전신 증상을 호소한다. 고열, 호흡곤란 등이 심하면 입원해 치료해야 한다. 숨쉴 때 ‘쌕쌕’ 소리가 나는 천식 환자와 만성폐쇄폐질환자는 항생제와 함께 안정적인 호흡을 위해 기관지 확장제를 쓰고, 스테로이드 치료도 한다.

[이지현의 생생헬스] 노인 감기환자 200만명…독감 회복기에 누런 가래 나오면 폐렴 의심
허 교수는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받으면 균혈증 등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며 “면역력이 약한 노인은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권장한다”고 했다. 그는 “65세 이상 고령층이 다당질 백신(23가)을 접종하면 한 번으로 충분하지만, 65세 이전에 첫 번째 다당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이 65세가 넘었다면 접종일부터 5년이 지난 뒤 한 번 더 접종해야 한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 허진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 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