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커상 수상작 국내 출간…대표작 '시녀 이야기' 시퀄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인 캐나다 거장 마거릿 애트우드(81)를 세계적 소설가로 널리 알린 작품은 1985년 출간된 '시녀 이야기'이다.

미국의 미래를 디스토피아로 묘사한 장편소설로,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만 여기는 전체주의 사회에 저항하는 여성들 모습을 그렸다.

TV 시리즈로도 제작돼 '미투 캠페인'과 페미니즘 확산에 적지 않은 동력을 제공했다고 평가됐다.

작품 속 인물들이 착용한 흰색 모자와 붉은 옷은 유럽과 남미 일부에서 페미니즘 운동의 상징처럼 쓰이기도 했다.

이런 '시녀 이야기'의 결말로부터 15년 뒤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후속편 '증언들'(황금가지)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이 작품은 지난해 애트우드에게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겨주기도 했다.

'눈먼 암살자'로 부커상을 받은 지 19년 만에 두 번째 수상이었다.

시녀 이야기는 '시녀' 오브프레드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에 집중했지만, 후속인 '증언들'은 말 그대로 여성 세 명의 서면 증언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들은 미국 주요 지역을 지배하는 전체주의 정권 '길리어드'의 모든 것을 폭로하고 저항한다.

길리어드는 여성의 권리를 제한하고 이를 어기는 여성은 '시녀'로 만들어 권력자의 대리모 역할을 하게 만든다.

시녀 역할마저 거부하면 강제 노동 시설이나 비밀 향락시설로 보낸다.

이런 사회를 유지하고자 비밀경찰이 존재한다.

사회주의 국가들에선 실제로 이런 유사한 일들이 일어났는데도 공간적 배경을 왜 굳이 미국으로 했느냐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전체주의 심장에 비수를 꽂다…애트우드 '증언들'
애트우드가 리버럴 성향으로 치우치긴 했으나 그의 문학적 성취는 인류 보편적이고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부커상 심사위원단은 애트우드에 대해 "문학적 기교가 뛰어나다"라며 "이런 기교는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정말 가치 있는 것인지를 막론하고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평했다.

소설은 여성이란 존재로 상징화한 '약자'들의 반란을 이야기한다.

등장인물들은 전체주의에 맞서고 자유와 천부인권의 소중한 가치를 되찾고자 싸운다.

길리어드의 몰락을 통해 전체주의 정권이 아무리 강력해도 '자유와 인권'을 향한 인간 본성의 욕구보다 강할 수 없다는 진실을 애트우드는 소설을 통해 강변한다.

이 소설은 출간 이후 미국과 영국에서 주요 베스트셀러 차트 1위를 휩쓸었고 데일리 텔레그래프, 파이낸셜타임스, 가디언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한국어판은 김선형이 옮겼다.

애트우드는 부커상 2회 수상 외에도 토론토 예술상, 아서 클라크 상, 미국PEN협회 평생공로상, 프란츠 카프카 상 등을 받은 캐나다 문학의 자랑이다.

예술, 과학, 인권, 환경 등 폭넓은 주제를 작품에 담아낸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뉴욕대에서 영문학 교수를 지낸 저명한 영문학자이기도 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