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검색대 직원 무더기 퇴사와 김해공항 혼잡 상관없다"
노조 "추가 근무 강요했기 때문에 보안검색대 일부 정상 가동"
지연사태 책임없다는 공항공사…동의 없는 추가근무 강요 논란
한국공항공사가 연초 발생한 김해공항 혼잡 사태가 보안 검색요원 퇴사와 관련이 없다며 사실상 이번 사태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뒤로는 근무자에게 동의 없는 대체 근무를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는 '보안검색대 직원들이 무더기 퇴사하는 바람에 연초부터 김해공항 출국장이 크게 붐빈다'는 지난 3일 연합뉴스 보도와 관련해 7일 설명자료를 내놓고 "여객이 집중되는 연말·연시 등 성수기에 여객이 급증함에 따라 김포 등 일부 공항에서 일시적인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

자회사 전환에 따른 보안 검색요원의 퇴사 영향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국공항 보안 검색 장은 정상 운영 중"이라며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수용 능력이 630만명이나 2019년 959만명을 처리하는 등 수용 능력을 초과하고 있다"며 이번 공항 혼잡 사태를 단순 김해공항 포화 문제로 치부했다.

공항 공사는 또 보안검색대 운영 개수가 지난해 수준이기 때문에 이번 혼잡사태와 보안 검색요원 퇴사와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 근무자들 생각은 전혀 달랐다.

지연사태 책임없다는 공항공사…동의 없는 추가근무 강요 논란
항공업계와 노조는 한국공항공사 설명자료를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물타기'로 규정했다.

노조에 따르면 전체 근무자 204명 중 자회사 전환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31일 자로 총 18명이 퇴사했다.

지난 1일은 적은 근무자로 보안검색대를 가동했다.

하지만, 공항 이용객 수요 감당이 어려워지자 지난 2일부터는 휴무인 보안 검색요원을 부르거나 연장 근무를 강요했다.

노조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동의하지 않은 대체 근무를 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보안검색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며 "김해공항은 만성적으로 보안검색대 직원이 부족한데 보안검색대 직원 퇴사와 공항 혼잡이 무관하다는 것은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공사는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 이용객이 피해를 보는 것은 막아야 하기에 추가 근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문제는 직원들 동의 없이 대체 근무를 강요한 것인데 관련 근거를 남길 수 있는 대체 근무 동의서 작성 등을 요구했지만 공사가 이마저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김포, 제주, 김해 등 전국 공항 출국장은 혼잡을 넘어 지연 사례가 속출했다.

토요일인 지난 4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을 출발해 일본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한 비행기는 이륙까지 10분 남았지만, 승객 40명이 탑승하지 못했다.

출국 수속을 마친 승객이 공항 혼잡으로 보안검색대와 법무부 출국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항공사 직원들이 미탑승 승객을 찾아 나섰고 결국 해당 비행기는 10분 이상 지연됐다.

일요일까지 혼잡시간 대부분 비행기가 5∼15분 이상 지연됐다.

김포공항은 문제가 더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공항은 보안 검색요원들이 대체 근무를 하지 않아 보안검색대를 평소보다 적게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김포공항은 출국 수속을 마친 수십명의 승객이 항공기에 탑승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김해공항은 원래 만성적으로 보안검색대 직원이 부족했고 근무환경이 열악했는데 자회사로 전환되면서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아 직원들이 무더기로 퇴사한 것"이라며 "용역에서 공항 공사 자회사로 바뀌었지만, 실질적으로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