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 이상문학상 우수상 반납…"작가 권리 취하며 주는 상은 존중 아냐"
문학사상사 "관련 규정 삭제할 것"

국내 대표적인 문학상 중 하나인 '이상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젊은 작가가 저작권을 일정 기간 양도하라는 출판사 요구를 문제 삼아 상을 거부했다.

도서출판 문학사상사가 1977년 제정한 이상문학상은 전통과 권위를 자부한다.

대상과 우수상 작품을 엮어 매년 1월 수상작품집을 발간하는데, 수상자가 스스로 상을 반납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2020년 제44회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자로 통보받은 소설가 김금희(41)는 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상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출판사 측에서 '수상작 저작권을 3년간 출판사에 양도하고 작가 개인 단편집에 실을 때도 표제작으로 내세울 수 없다'는 조항을 담은 계약서를 보내왔기 때문이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이상문학상 수상 거부 논란…'저작권 양도 요구'에 반발

김금희는 "상을 줬다고 주최 측이 작가 저작권을 양도받아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작가의 권리를 취하면서 주는 건 상이 아니지 않느냐. 작가를 존중하는 행동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주최 측에 '양도'란 표현을 고쳐달라고 했더니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하더라"면서 "내가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이 전통 있는 상을 계속 그런 식으로 운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문학사상사와 기존 수상자들에 따르면 이런 문구가 계약서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43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부터다.

이에 대해 문학사상사 관계자는 "작가와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고 앞으로는 수상자들과 소통을 더 강화하겠다"면서 "문제가 된 관련 규정은 삭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금희는 '경애의 마음', '너무 한낮의 연애' 등 다수 장편과 소설집을 냈고, 현대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받았다.

이상문학상 작품집 저작권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0년 문인들의 저작권 관리를 대행하는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가 1977~1986년 발간된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수록된 일부 작품들이 제대로 양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무단 게재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고, 법원은 작가들 손을 들어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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