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석 감독 "영화 '정상회담'서 남북관계, 근본적 문제 다뤘죠"
최근 남북, 북미 관계가 다시 냉랭해진 가운데 올해 상반기 개봉을 앞둔 영화 '정상회담'이 주목받는다.

'강철비'를 만든 양우석 감독 신작이다.

가까운 미래,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의 쿠데타가 발생하고 세 정상이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위기상황을 그린다.

'강철비'가 북한에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의 '권력 1호'가 남한으로 넘어오면서 한반도에 핵전쟁 위기가 닥치는 상황을 가정했다면, '정상회담'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전체에 전쟁 위기가 오는 상황으로 세계관을 확장했다.

아울러 '강철비'에서 북한과 남한 인사로 각각 출연한 정우성과 곽도원이 이번에는 남북한 소속을 바꿔 연기했다.

전쟁 위기 속 한반도 평화를 지키려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정우성, 쿠데타를 일으킨 북의 호위총국장을 곽도원, 핵을 포기하는 대신 평화협정을 얻어내려는 북 위원장을 유연석이 연기했다.

최근 전화로 만난 양 감독은 "'강철비'와 주연 배우는 동일하지만, 속편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작에서 북한에 있던 분들이 이번에 다 남으로 내려오고, 남한에 있던 분들은 북쪽으로 올려보냈습니다.

중국과 미국 쪽 라인으로 나온 배우들은 그대로입니다.

남북문제가 한반도 문제가 아니라 외부 정세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죠."
양우석 감독 "영화 '정상회담'서 남북관계, 근본적 문제 다뤘죠"
그는 '강철비'가 앞부분을 판타지, 뒷부분을 현실적으로 다뤘다면 '정상회담'은 그 반대로 그렸다고 소개했다.

"'강철비'에선 남북이 우리 문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뭘까 고민한 끝에 그런 설정을 했는데, 관객들이 오히려 '이건 뭐지?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실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반영해 현실적으로 출발하다가 결말은 우리가 원하는 판타지 쪽으로 잡았습니다.

"
최근 경색한 북미 관계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양 감독은 "올겨울은 시끄럽고 앞이 잘 보이는 상황이지만, 봄이 오고 미국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평화적으로 풀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으면 북한 역시 성실하게 북미회담에 임할 것"이라며 "봄쯤 되면 미 대선 레이스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우리 영화는 오늘날 남북관계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뤘기에 향후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영화 자체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은 현재 후반 작업 중으로, 이르면 오는 봄에 개봉한다.

양 감독은 남북문제가 앞으로도 한국 영화에 중요 소재로 쓰일 것으로 봤다.

"만약 남북 평화체제가 구축된다고 하더라도 영화는 갈등을 찾아서 만들 수밖에 없을 거예요.

독일이 통일했음에도 다양한 갈등이 있었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더 큰 갈등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런 크고 작은 갈등들에 한국 영화가 주목하겠지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