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페로 진화한 포르쉐의 카이엔 신모델 '카이엔 쿠페' 사진=포르쉐 코리아
쿠페로 진화한 포르쉐의 카이엔 신모델 '카이엔 쿠페' 사진=포르쉐 코리아
국내 시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쿠페형 SUV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덩치 큰 다용도 아빠차의 이미지였던 기존 SUV가 아니다. 날렵한 뒷모습에, 스포츠 역동성이 돋보이는 더 젊은 SUV의 전성기가 본격화하는 셈이다. 기존 SUV와 차별화를 통해 젊은 신규고객을 더 불러들이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쿠페형 SUV 시대의 포문을 연 것은 지난달 17일 공식 출시한 BMW 3세대 X6다. 이 모델은 BMW가 스스로 '스포츠액티비티쿠페(SAC)'라고 명명할 정도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쿠페형 SUV라는 평가를 받는다. X6는 2008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전 세계적으로 45만대 이상 판매된 대표적인 쿠페형 SUV다.
BMW 3세대 뉴 X6 전면부 [사진=BMW코리아 제공]
BMW 3세대 뉴 X6 전면부 [사진=BMW코리아 제공]
3세대 X6는 전장, 전폭, 휠베이스는 각각 26㎜, 15㎜, 42㎜ 늘어난 4935㎜, 2004㎜, 2975㎜이며 전고는 6㎜가 줄어든 1696㎜로 완성돼 기존 모델 대비 역동적인 비율을 갖추면서 쿠페형 디자인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는 6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한 뉴 X6 x드라이브(Drive)30d x라인(Line)과 뉴 X6 x드라이브30d M 스포츠 패키지, 뉴 X6 M50d 등 3가지 라인업이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1억550만~1억5200만원이다.
올해 출시 예정인 르노삼성 XM3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올해 출시 예정인 르노삼성 XM3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올해 국내에서 총 6종의 차량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한 르노삼성자동차는 쿠페형 SUV인 XM3를 첫 번째 주자로 낙점했다. 2019 서울 모터쇼에서 최초로 선보인 XM3은 르노삼성이 자사 최초로 선보이는 쿠페형 SUV다.

XM3는 르노삼성이 2016년 중형 SUV 'QM6' 이후 약 4년만에 선보이는 신차로, 업계 안팎에서 기대가 큰 모델이다. 아직 정확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디자인은 올해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1.6리터 엔진을 기본으로 가솔린 1.3리터 엔진, 하이브리드 등의 라인업이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은 약 1700만~2800만원 사이에서, 출시는 2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형 둥펑소콘(DFSK) 펜곤 ix5 [사진=신원CK모터스 제공]
2020년형 둥펑소콘(DFSK) 펜곤 ix5 [사진=신원CK모터스 제공]
지난 10월 출시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 100대를 완판시키며 국내 자동차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중국 둥펑자동차그룹의 쿠페형 SUV '펜곤 ix5'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1500cc급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ix5는 마케팅 문구부터가 '국산차에 없는 쿠페형 SUV'다. 둥펑과 독점계약을 맺고 ix5를 국내에 수입하는 신원CK모터스는 파노라마 선루프, 파워시트 등 옵션을 기본으로 갖춘 단일 트림 가격을 238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업체는 올해 3000대 판매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마케팅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포르쉐의 카이엔 쿠페도 주목해야 한다. 카이엔 쿠페는 카이엔을 기반으로 패스트백 스타일을 적용해 차별화했다. 기존 카이엔 보다 차체 높이는 20㎜ 줄여 쿠페형 디자인을 더욱 강조했다. 파워트레인은 엔진에 따라 6기통 3.0ℓ 터보의 일반형과 8기통 4.0ℓ 트윈터보의 터보 제품으로 구분한다. 4.0ℓ의 경우 최고 550마력, 최대 78.5㎏·m를 낼 수 있다. 제로상태에서 100㎞/h 가속은 3.9초, 최고속도는 286㎞/h다. 가격은 9212만원에서부터 시작한다.
포르쉐 카이엔 쿠페 [사진=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쉐 카이엔 쿠페 [사진=포르쉐코리아 제공]
이외에도 아우디는 지난해 11월 LA오토쇼를 통해 쿠페형 SUV인 e-트론 스포츠백을 공개했고 기아자동차도 지난해 11월 '제2회 중국 국제 수입박람회'에 참가해 친환경·미래차 기술과 다양한 차세대 이동수단을 중국 시장에 선보이면서 쿠페형 SUV 콘셉트카 '퓨처론'을 공개했다. 앞으로 개발될 SUV에 쿠페 트렌드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자동차 회사들이 SUV를 쿠페형으로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차별화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SUV는 승용차 못지않은 승차감과 안전성, 정숙성을 갖췄고 음향 같은 엔터테인먼트 성능까지 탁월해지면서 상품성이 상향 평준화됐다"며 "SUV 수요가 꾸준한 만큼 차별성을 갖추기 위해 전에 보지 못했던 쿠페형 SUV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쿠페형 SUV는 일반적인 SUV에 비해 공간이 적지만 디자인이 우수해 젊은 층이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며 "젊은 세대의 수요가 쿠페형으로 꾸준히 유입된다면 현대자동차도 쿠페형 SUV 출시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