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비노 마키노 유묵 추정…"일본과 중국 관계 연구자료"

중국 허난성 뤄양(洛陽)에서 발견된 8세기 묘지석(墓誌石·죽은 자의 행적을 새긴 돌) 글씨가 당대 유명한 일본 학자 유묵(遺墨·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아사히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선전 왕예(望野)박물관은 소장품인 이훈(李訓) 묘지석 글씨가 일본인 기비노 마키비(吉備眞備, 695∼775) 작품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기비노 마키비는 나라시대 학자이자 정치가로, 716년 중국 사절단인 견당사(遣唐使)에 포함됐다.

그는 20년 가까운 유학 기간에 다양한 학문을 배우고 귀국해 많은 책을 조정에 바쳤다.

이어 751년에 또다시 견당부사로 중국에 갔다가 곧 돌아왔고, 지방 호족 출신으로는 파격적으로 출세 가도를 달렸다.

당나라 중간 관료로 알려진 이훈 묘지석에는 한자 328자를 19줄로 새겼다.

가로·세로 각 35㎝ 정도인 정사각형이며, 두께는 8.9㎝다.

묘지석에 따르면 이훈은 734년 6월 20일에 세상을 떠났다.

학자들이 주목한 부분은 묘지석 마지막에 있는 '일본국조신비서'(日本國朝臣備書)라는 문구다.

여기에서 '조신비'(朝臣備)가 견당사나 유학생으로서 당에 간 기비노 마키비를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기비노 마키비가 남긴 글씨는 일본 국내외에 단 한 점도 현존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또 중국인 묘지석 글씨를 일본인이 쓴 사례도 없다고 전한다.

게가사와 야스노리(氣賀澤保規) 일본 메이지대 동아시아 석각문물연구소장은 "이훈 묘지석은 기비노 마키비의 글씨로 판단된다"며 "일본과 중국 관계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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