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경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GV 빌런 고태경' 줄거리

열여덟 살 때 본 ‘초록 사과’라는 1990년대 한국 멜로영화에 매료돼 영화감독을 꿈꾸게 된 조혜나. 서른셋이 된 혜나는 히치콕과 트뤼포의 전기를 중고서적으로 내다 팔고, 다큐영화제에 매달 하던 후원을 중지하겠다는 통화를 한다. 혜나의 독립 장편영화 데뷔작 ‘원 찬스’가 빚만 남고 망해서 자신이 후원받아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호기롭던 자신의 꿈과는 달리 학원 강사를 하고 있는 혜나는 큰 기회를 날려버려 자신에게 다음은 없을 거라는 절망에 빠져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혜나는 자신이 연출한 단편영화의 배우이자 헤어진 연인인 종현이 출연한 영화 상영회의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다. 혜나는 그 자리에서 베레모를 쓴 50대 중년 남성 ‘GV 빌런’과 맞닥뜨린다. GV 빌런은 ‘GV(Guest Visit)+빌런(악당)’의 조합어로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 등장해서 이상한 질문으로 분위기를 흐리는 다양한 유형의 사람을 일컫는다. 일명 ‘베레모 GV 빌런’으로 불리는 이 남성은 혜나에게 “콘티도 안 그리고 찍은 거냐”며 질문 공세를 한다. 혜나도 발끈해서 GV 빌런에게 한마디 받아치고, 이날 소동은 유튜브에 영상으로 올라 화제가 된다. 영상을 보며 혜나는 자신에게만 향해 있는 카메라를 GV 빌런 쪽으로 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촬영 현장 통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 혜나는 그곳에서 영화학교 동기 승호와 재회한다. 혜나는 승호를 통해 베레모 GV 빌런의 정체가 ‘초록 사과’의 조감독이었다는 사실과 그에 관련된 전설적인 소문을 알게 된다. 그의 이름은 고태경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항상 같은 차림으로 극장에 나타난다는 그가 20년째 감독 데뷔를 못 하고 있는 감독지망생이라고? 그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감독 데뷔를 하지 못한 만년 감독지망생의 원한에 의한 횡포인 걸까? GV 빌런을 인터뷰하고 싶다는 생각은 본격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찍겠다는 계획으로 이어진다. 작품 활동이 절실했던 혜나는 모처럼 활력을 얻는다.

혜나는 고태경에게 다큐멘터리 촬영을 제안하지만 거절당한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졸졸 따라다니며 그를 회유한다. 그러던 중 고태경이 뜻밖의 제안을 해오는데….
한경 신춘문예 당선 소설 'GV 빌런 고태경'은 3월 중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연재됩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