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가세연' 폭로에 '무한도전', 유재석 등 화제
무분별한 추측 낳는 편집에 2차 피해까지
유재석 "선의의 피해자 발생하지 않길"
'가세연' 측 "유재석 이야기한 적 없어"
책임 없는 '묻지마식' 폭로 지양해야
'가로세로연구소'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가로세로연구소'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의혹은 있는데 증거는 없고, 수많은 추측을 양산하는 폭로는 과연 정당한 것일까. '폭탄'급 연쇄 폭로를 예고했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가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스스로 폭탄이 되길 자처하고 있는 모양새다.

2018년 3월 종영한 '무한도전'이 1년이 훌쩍 지난 최근 역대급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 시발점은 김건모의 성추문 폭로로 연일 화제를 모았던 유튜브 채널 '가세연'이었다. 지난 18일 '가세연'은 돌연 또 다른 연예인을 폭로한다며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과의 녹취 일부를 공개했다. 그리고 이 대화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말미에 짧게 나온 "그때 당시 '무한도전'에 나온 것"이라는 제보자의 말이었다.

'가세연' 측은 '무한도전'이 언급된 부분은 편집이 되었어야 하는 부분이었다며 당황스러워했지만 이미 이러한 폭로는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졌다. '무한도전'은 각종 포털사이트를 장식했고,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연예인들이 줄줄이 거론되며 2차 피해를 낳았다.

무엇보다 '가세연' 측이 해당 연예인에 대해 '바른 생활 이미지'라고 부연했던 것이 평소 '국민 MC'로 불리우며 많은 대중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유재석에게 직격타로 작용했다. 연일 자극적인 내용의 성추문 폭로를 이어가던 이들이었기에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대중들의 피로감은 정점을 찍었다.

공교롭게 바로 다음 날인 19일 유재석은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서의 콘서트 기자간담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이날 행사는 MBC '놀면 뭐하니?' 방송을 전제로 유재석이 기자간담회인지 모른 채 진행되는 것이었다. 취재진을 보며 놀란 듯 당황한 표정을 짓던 유재석은 이내 웃음을 터트리고는 예능인 유재석, 그리고 인간 유재석으로서의 이야기를 다방면으로 솔직하게 밝혔다. 행사 취지에 걸맞게 유산슬의 대표곡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 등의 무대를 라이브로 선보이기도 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을 이끌어 온 핵심 인물로 폭로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불편한 상황에서도 진솔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행사에 임했다. 그 과정에서 '무한도전'를 주제로 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지만 그 누구도 '가세연'이 촉발한 오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유재석 또한 무차별적인 폭로의 희생양이 된 것이었기에 지켜지는 최소한의 예의였다.
유재석 /사진=MBC 제공

유재석 /사진=MBC 제공

그러나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다름 아닌 유재석 본인이었다. 기자간담회 말미 자리를 마무리하려던 순간 유재석은 무언가 떠오른 듯 발길을 멈추고는 "'무한도전' 그 인물이 아니냐고 해서 순간 당황했다. 이게 무언가 싶어 놀랐는데 물론 나는 아니다. 괜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때문에 자리가 난 김에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유재석 또한 '무한도전'이 거론된 성추문 폭로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였다. 그런 그가 해명을 내놓으며 또 다른 피해자를 걱정하는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이어진 '가세연'의 입장은 "우리가 언제 유재석 이야기를 했냐"였다. 이들은 "우리는 유재석 이야기를 한 마디도 안 했다"면서 "오히려 '무한도전'에 연연하지 말라고 선을 그어주지 않았냐"라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김태호 PD가 마련한 유산슬 기자간담회를 '쇼'라고 칭하며 "뉴스를 완전히 덮어버렸다"며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지난 7월 제기했던 김태호 PD의 탈세 의혹을 끄집어냈다. '가세연' 측은 "김태호 PD가 본인은 안 밝히고 유재석이 엉뚱한 걸 밝혔다"고 했다. 이어 김태호 PD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부각되는 것이 두려워 유산슬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에는 오류가 있었다. 해당 행사는 '가세연'의 방송이 있기 전인 지난 17일 MBC 측에서 언론에 먼저 공문을 보내 공지를 한 바 있다. '유산슬이 알지 못한 채' 방송 아이템을 전제로 갖는 간담회라는 설명도 있었다. 시기 상으로도, 진행 내용 상으로도 '가세연'을 의식한 자리라는 말과는 부합하는 부분이 없었다.

그렇게 '가세연' 측은 김태호 PD의 탈세 의혹과 유재석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의 주가 조작 논란이 있었을 때 유재석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운운하며 또 다른 의혹들을 쏘아올렸다. 단, 구체적인 증거는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없었고, 이들의 해명만을 요구했다.

피해를 입은 이들의 입장을 대변한다며 시작한 폭로였다. 그러나 어느샌가 추측을 가능케 하는 빌미를 토대로 다른 방향의 피해자들을 양상해내기 시작했다. 근거에 기반한 타당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마땅히 받아들여질 수 있겠지만 이것이 무분별한 폭로에만 그친다면 그 말의 책임은 과연 누가 지는 것일까. 어느덧 이들은 폭로의 초점을 유재석 그리고 김태호 PD에게로 옮겨 갔다. 성추문 폭로로 '무한도전'과 유재석이 주목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유재석은 해명했지만 '가세연' 측의 사과는 없었다.

특히 자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던 '가세연'의 폭로는 어린 연령 층이 모두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시되고 있다. 유튜브 내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것이 어떤 방향으로든 타인을 향한 폭력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 받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할 필요가 있다. 2차 가해와 다름 없는 묻지마식 폭로는 지양해야 한다는 인식 제고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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