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함께 춤을…관객 참여 공연 '위대한 개츠비'
배우가 손을 내밀며 무대에서 함께 춤을 추자고 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긴장되고 떨리지만, 한번 용기 내어 보고 싶지 않을까. 게다가 그 배경이 ‘위대한 개츠비’가 연 파티장이라면 더욱 그럴 것 같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명작 위대한 개츠비(사진)가 관객과 배우가 함께 무대를 만들어가는 ‘이머시브(immersive) 공연’으로 찾아온다. 공연은 오는 2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서울 을지로 그레뱅뮤지엄에서 열린다. 객석과 무대가 분리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배우가 관객과 직접 소통하며 극을 이끌어간다.

이 작품은 2015년 영국에서 초연됐다. 영국 이머시브 공연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무대에 오르고 있다. 아일랜드, 벨기에, 호주 등에서도 상연됐다. 아시아에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안나 카레니나’ 등을 올린 마스트엔터테인먼트가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으로 제작했다.

배경은 원작과 동일한 1920년대 미국의 화려한 황금기다. 관객들은 호화로운 저택에서 펼쳐지는 개츠비 파티에 초대받는다. 공연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거나 극 중 캐릭터를 따라가며 자신만의 극을 만들어 갈 수 있다. 개츠비의 친구나 다른 캐릭터의 친구가 돼 그들의 얘기를 들어줘도 된다. 화려한 재즈 선율에 몸을 맡기고 배우와 함께 춤을 출 수도 있다. 성대한 파티를 위해 준비된 샴페인과 케이터링 만찬도 즐길 수 있다.

한 여자만을 사랑하고,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백만장자 개츠비 역에는 박정복과 강상준이 더블 캐스팅됐다. 개츠비의 옛 연인이자, 그가 평생을 사랑한 여인 데이지는 김사라와 이서영이 번갈아 연기한다. 개츠비의 이웃이자 데이지의 사촌인 닉 역은 마현진과 이기현이 맡았다. 에이미 번즈 워커 협력연출은 “배우들을 믿고 받아들여 달라”며 “공연장에 함께 온 친구들과 공연이 끝난 뒤 서로 다른 경험을 공유하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