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목숨 앗아간 사하구 산사태 원인은 오리무중…중간용역 발표
"부산 산사태 지형은 폐기물·석탄재 혼합된 붕괴 취약 지역"

4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백억대 재산피해를 낸 부산 사하구 구평동 산사태 지역은 원지반 외에 석탄재와 폐기물 등이 복합적으로 섞인 붕괴 취약 지역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토목학회 부울경 지회는 4일 오후 부산 연제구 토목회관에서 열린 사하구 성토 비탈면 붕괴원인 분석 및 보강대책 연구용역 중간발표회에서 지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간용역 결과 발표에 따르면 성토 비탈면 붕괴가 발생한 지점 제일 하층에 안산암질 응회암으로 구성된 원지반이 있고 그 위에 폐기물(생활 쓰레기, 슬래그, 자갈 등)이 덮여 있었다.

또 폐기물 위 석탄재가 매립됐으며 제일 위층에는 군 연병장 조성용 흙이 덮어졌다.

이렇게 원지반 외에 폐기물, 석탄재가 뒤섞여 있는 취약지역으로 조사됐지만, 토목학회는 산사태 원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진교 대한토목학회 교수는 "현재까지는 붕괴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현장 조사와 기초자료를 수집한 정도"라며 "앞으로 붕괴 원인을 밝히기 위한 시뮬레이션 등 분석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폐기물이 하층에 있었던 것만으로 봐서도 지반 취약 지역은 확실하지만, 그것만으로 붕괴 원인을 단정 짓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부산 산사태 지형은 폐기물·석탄재 혼합된 붕괴 취약 지역"

이날 중간용역 발표회에는 부산시, 사하구 등 행정기관을 비롯해 국방부, 동아학숙(토지 소유자), 유족 등이 참석해 조사단 중간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단연 관심은 책임 소재를 가릴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산사태 원인이었다.

하지만 토목학회도 석탄재가 언제 어느 정도 양이 매립됐는지, 연병장이 정확하게 언제 조성됐는지는 남아 있는 증거 문서가 턱없이 부족해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비탈면에 석탄재를 매립하는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 교수는 "사고 지점에 석탄재가 매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당시에는 관련법이 정비 돼 있지 않아 현재로서는 책임 여부를 가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환경문제가 우려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석탄재를 지반을 매립할 때 쓰기도 하지만 현 지반에 석탄재 매립이 적절했는지는 조금 더 조사가 진행돼야 결론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 용역 발표회는 내년 2월 초에 열릴 예정이다.

"부산 산사태 지형은 폐기물·석탄재 혼합된 붕괴 취약 지역"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