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규 세번째 시집 '날 두고 가라'

'파도 소리는 저 파도가/ 우는 소리가 아니다.

// 아득히 먼 곳에서/ 저 파도를 밀어낸 당신이/ 우는 소리다.

// 울음을 참고 돌아선 어깨가/ 마침내 들썩이는 소리다.

// 그 숨결이 밀려와/ 내 마음속에서/ 파문 지는 소리다.

//(시 '파도치는 사람' 전문)
등단 40주년을 앞둔 '전방위 작가' 박덕규의 세 번째 시집 '날 두고 가라'가 나왔다.

애잔한 감정과 간결한 운율이 흐르는 서정시가 있는가 하면, 일상의 느낌을 해체시와 같은 형식으로 풀어낸 시편들도 있다.

돌아가신 형 이름은 이상형, 곁에 있는 형은 생계형

'떠돌이'를 자처하는 그답게 이번 시집에서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실험한다.

'돌아가신 분 이름은/ 이상형/ 이라고 하고요// 이름 좋죠?/ 대신 지금 제 곁에 있는 형은/ 이름이 좀 뭣한데,// 생계형/ 이라고 해요// 따지고 보면 고마운 분이기도 하죠./ 이 형만큼 절 살아 있게 만드는 분도 없으니까요.

//(시 '카인과 아벨' 일부)
박덕규는 시, 소설, 동시, 동화, 수필, 평론, 논문, 오페라와 뮤지컬 대본, 시극, 콘텐츠 스토리텔링 등 문학과 관련됐다면 모든 형식과 매체를 마다하지 않고 섭렵해온 작가다.

최근에는 문학을 알리는 유튜버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1980년대 소집단 운동의 시초가 된 시문학 동인 '시운동' 창간 동인으로 등단해 시집 '아름다운 사냥', '골목을 나는 나비'와 다수 소설집, 평론집 등을 펴냈다.

이상화시문학상, 서정시학작품상 등을 받았다.

단국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분단 문학과 디아스포라 문학 확산에도 힘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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