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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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성 A 씨는 결혼기념일을 맞이해 가족 해외여행을 계획했다.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하고 여행에 대한 부푼 마음을 안고 있던 A 씨는 여행 2주 전 날벼락 같은 통보를 받았다.

남편은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 휴가를 낼 수 없게 됐다면서 "내 티켓은 취소하고, 나 빼고 다녀와"라고 말했다.

A 씨는 결혼기념일을 맞이해 계획한 여행인데 남편이 빠지면 의미가 없다고 했지만 모든 티켓을 취소하기에는 위약금이 너무 컸다.

아이도 토라졌는지 "아빠 없어도 된다"면서 "우리끼리라도 가자"고 말했다.

결국 아이와 A 씨 둘 만의 여행을 시작했다. 여행 중 남편과 카카오톡 대화를 종종 나눴다.

그런데 술에 취한 남편이 그만 실수를 해버렸다. "OO아~ 나 술 조금밖에 안 먹었어. 곧 집으로 갈게. 기다려."

남편은 외도 중이었다. 다른 여성에게 보낼 메시지를 A 씨에게 잘못 보낸 것이다.

결혼기념일 여행도 못 간다고 했으면서 알고 보니 '불륜녀'의 집에서 연차를 내고 같이 지내고 있었다.

여행 중 몇 번이나 집으로 돌아갈까 고민했지만, 잠든 딸을 보며 우는 것 밖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아이가 받을 충격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사실 A 씨는 지난 10월부터 남편의 불륜에 대한 '감'이 왔다. 정확하게 11월에만 남편은 외박을 8번 했다. 모두 회사 핑계였다.

그는 "나름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증거가 부족했다"면서 "막상 증거를 보니 막막해졌다"고 덧붙였다.

결국 여행 후 남편에게 이혼을 통보했고 재산분할, 양육비에 대해 논의했다. A 씨는 "우리 아이가 너희들 때문에 아빠 없이 커야 하는데 그 여자에게 사과받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과 이야기가 된 것인지 불륜녀가 A 씨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는 "이런 문자 드리게 돼서 정말 죄송하다. 제가 백번 잘못한거 알고 있다. 오빠와 이혼하는게 저 때문이라면 다시 생각해달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오빠가 이혼하고 싶은데 딸 때문에 못한다는 말을 믿었다. 저도 저 혼자 아들 키우기 때문에 오빠를 이해해주고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오빠와 그렇게 오래 만난 것도 아니고, 저 때문에 이혼할 만큼 그렇게 가치 있는 사람 아니다. 이혼하지 말아달라"고 사과했다.

A 씨는 "사과 문자를 받긴 했는데 기분이 더 나빠졌다"라며 "제 남편에게 '오빠'라고 하다니, 정말 충격이었다. 거기다 이혼하지 말라니…바람난 남편 끌어안고 살라는 건가"라고 토로했다.

커뮤니티에 게재된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저런 문자를 보내는 것은 남편이 이혼할 맘이 없고, 저 여자를 책임지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며 "저 여자 또한 남편을 떠맡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그저 '엔조이' 했던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아울러 "문자가 더 어이없다. 불륜녀 주제에 자기가 뭐라고 이혼을 하라, 마라인지…", "이혼할 마음 굳혔고 상간녀 소송도 진행하겠다고 하라. 문자까지 있으니 지금 엄청 유리한 상황이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변호사 사무실을 가라", "쓰레기 남편 처리해 줘서 고맙다고 하라", "절대 휘둘리지 말고, 무너지지 않을만큼 하는 게 좋겠다. 합리적인 선에서 깨끗이 갈라서는 것도 멘탈에 좋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랑하는 배우자가 다른 여자와 외도를 저질렀을 때 느끼는 배신감과 분노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이혼 재판을 통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지만 평탄했던 가정을 깨트린 주범들을 가만히 둘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소송'이 한 방법이다.

법률사무소 위드는 "부정행위는 간통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간통에 이르지 아니 하나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는 일체의 부정한 행위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상간녀 위자료 청구 소송 방법으로는 △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동시에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 △이혼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상간자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으로 인한 위자료 청구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자료 수집이다. 상간녀와 남편과의 카톡, 문자, 데이트 사진, 동영상, CCTV 등으로 불법성을 증명하면 된다.

법무법인 위드는 카톡이나 문자만으로도 소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이들이 단순히 연인관계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내용 말고, 상간녀가 남편이 결혼한 사람인 줄 알면서도 만났다는 것으로 보여지는 대화라면 유용한 증거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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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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