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위험은 나쁜 것이지만 성공을 위한 연결고리"
“아마존이 특히 강점을 가진 분야 중 하나는 실패입니다.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실패하기 좋은 직장이죠. 실패와 발명은 불가분의 쌍둥이입니다. 발명을 위해선 실험을 해야 하고, 성공을 미리 알고 있다면 그건 실험이 아닙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2015년 직접 쓴 연례 주주서한 내용이다. 베조스는 22년간 매년 한 차례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실패와 성공에 대한 분석, 앞으로의 로드맵과 비전을 쉽고 간결하게 적었다. 위험에 투자한 과정과 결과도 빼곡히 담았다.

경영 컨설턴트 스티브 앤더슨은 저서 <베조스 레터>에서 베조스의 주주서한을 해부해 그 속에 담긴 아마존의 경영철학과 성장전략을 읽어냈다. 저자는 “연례서한을 통해 아마존이 실패와 위험을 어떻게 감수해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야말로 가장 베조스다운 방식으로 베조스의 전략을 읽어내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1994년 창립된 아마존은 여러 위험에 직면하며 많은 실패를 거듭해왔다. 베조스는 주주서한을 통해 “위험은 본질적으로 나쁜 것이지만 성공과 수익을 위한 중요한 연결고리”라는 생각을 분명하게 밝힌다. 그런 신념은 ‘위험에 무모하게 덤벼들지 않고 의도적으로 감수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이어졌고, 실패와 위험에 직면할 때마다 ‘위험 수익률’을 평가하는 전략으로 발전했다. 클라우드 사업 1인자가 된 ‘아마존웹서비스’, 미국 내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점유율 72%를 차지하는 ‘트위치’, 우주여행 실현 가능성을 높인 우주산업체 ‘블루오리진’ 등은 이런 베조스의 원칙에 의해 탄생된 결과물이다.

저자는 “‘베조스 레터’에서 찾아낸 원칙들은 네 가지 반복되는 단계 안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첫 단계는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테스트’ 과정, 두 번째는 아이디어를 안정적 프로젝트로 바꿔 미래를 ‘구축’하는 과정, 세 번째는 빠른 의사결정과 기술 도입으로 성장 에너지를 만드는 ‘가속화’ 과정, 마지막은 스타트업 정신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이다. 저자는 “베조스 성장 사이클의 핵심은 한 사이클의 성공을 활용해 또 다른 아이디어를 테스트하는 과정으로 돌아가는 지속적인 순환 가능성”이라고 강조한다. (한정훈 옮김, 리더스북, 312쪽, 1만8500원)

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