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영화로 만났던 명작들…'송년 뮤지컬'로 다시 즐긴다
연말과 연초는 뮤지컬계 최대 성수기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뜻깊게 맞이하는 의미로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뮤지컬을 보며 오붓한 시간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공연장을 찾는다. 최근 몇 년 새 송년회를 술자리에서 공연 관람으로 대체하는 기업과 모임이 늘어나면서 단체 관객도 급증했다. 국내 뮤지컬 제작사들은 이런 수요를 겨냥해 연말에서 연초로 이어지는 시기에 더욱 다채롭고 수준 높은 작품들을 무대에 올린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갖춘 작품들이다. 올 연말 뮤지컬 무대도 풍성하게 꾸며진다. ‘레베카’ ‘빅 피쉬’ ‘보디가드’ ‘웃는 남자’ 등이 대표작이다.

이들 작품은 모두 관객에게 친근한 소재로 만들어졌다. 잘 알려진 소설이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레베카’는 영국의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 <레베카>를 원작으로 한다. 스릴러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동명 영화로도 유명하다. 미스터리한 사고로 아내 레베카를 잃은 막심 드 윈터, 그런 막심과 사랑에 빠진 ‘나’와 ‘나’를 경계하는 댄버스 부인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갈등과 반전을 그린다.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강렬한 넘버(삽입곡)로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빅 피쉬’는 초연작이지만 많은 사람에게 익숙하다. 대니얼 월러스의 원작 소설(1998년)과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2003년)를 바탕으로 한다. 허황된 이야기를 늘어놓는 아버지 에드워드와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들 윌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보면 좋은 따뜻하면서도 사랑이 가득한 작품이다. 여기에 기발한 상상력이 담긴 판타지를 더해 신비로운 느낌도 자아낸다.

‘보디가드’는 국내외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휘트니 휴스턴과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익숙한 스토리와 함께 휴스턴의 명곡을 즐길 수 있다.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 ‘런 투 유(Run To You)’ 등 감미로운 선율이 흐른다. 고음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가수 출신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웃는 남자’는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175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투입한 한국 창작뮤지컬로, 지난해 초연 당시 많은 화제를 낳았다. 평등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화려한 무대와 다양한 넘버로 조화를 이룬다. 소설과 영화로 접했던 이야기가 올 연말·연초 무대에서 어떤 방식으로 펼쳐질지 뮤지컬 애호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