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의 시대·뉴스를 묻다

▲ 국호로 보는 분단의 역사 = 강응천 지음.
남북한 국호가 각각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이에 담긴 의미와 남북이 이런 국호를 갖게 되기까지의 역사가 책 한 권의 분량이 된다는 사실에는 놀랄 사람이 적지 않을 듯하다.

책은 남북한이 '대한'과 '조선'을 선택한 이유와 의미를 밝히고, 이들보다 분단의 비밀을 더 많이 품은 '민국'과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풀어나간다.

끝내 분단으로 귀결되고만 여러 세력의 열망과 투쟁과 좌절은 두 개의 국호에 고스란히 농축돼 있기 때문에 남북한 국호의 기원과 제정 과정을 추적하는 일은 남북 분단 과정의 규명과 마찬가지다.

대한은 '삼한'에서, 조선은 '단군조선'에서 각각 유래된 이름으로 모두 고대부터 민족적, 지역적 범칭(汎稱)'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해방 후 국호에 관한 논의에서 대한과 조선은 각각 우익 민족주의 계열과 좌익 사회주의 계열을 대표하는 국호로 부상했다.

결국 이념 대결의 와중에 본래 없던 정치적 색깔이 입혀진 것이다.

중도계열은 '고려공화국'이라는 국호를 들고나왔다.

민국은 '전제 군주국과 대비해 국민이 통치하는 근대적 공화국'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길고 복잡한 수식어를 앞세우는 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본질적 의미가 다르지 않았으나 좌우로 나뉜 독립운동 과정과 분단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의미를 획득해 간 것은 마찬가지다.

저자는 "남북의 국호는 분단에 이르는 과정에서 남북의 정치 세력들 사이에 극단적 대립과 갈등이 있었음을 보여주지만 두 국호가 처음부터 통일국가의 국호로 설계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신간] 국호로 보는 분단의 역사
▲ 가짜 뉴스의 시대 = 케일린 오코너·제임스 웨데럴 지음, 박경선 옮김.
'당신이 무엇을 믿는가는 당신이 누구와 알고 지내는가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풀어낸다.

저자들이 실증적 연구를 통해 입증하려고 한 주제는 신념이 얼마나 쉽게 오염될 수 있는지다.

그 가능성 중 하나인 '동조 편향'의 사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의 '사상 최대 인파' 논란이 등장한다.

한 학자가 1만4천명에게 트럼프와 전임 버락 오바마의 취임식 장면 사진을 보여 주고 어느 쪽에 사람이 많은지 물었더니 트럼프 지지자들 가운데 15%는 한눈에 보기에도 확연히 적은 트럼프 쪽 사진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1950년대 폐암과 담배의 연관성에 대한 논란의 와중에서 담배업계가 취한 대응 방식도 거론된다.

담배업계는 과학자들을 매수하는 것과 같은 노골적인 방법보다는 '담배와 건강'이라는 출간물을 내 담배와 암의 유발이 별 관계가 없다는 연구들만 취사선택해 퍼트리는 방식을 택했다.

어떤 연구든 잘못된 결과를 동반하지만 대중은 개별적인 과학 연구들이 하나의 가설에 대한 증거 또는 확증을 제시한다는 믿음을 파고드는 전략이다.

저자들은 '사상의 시장'이 거짓 정보를 효과적으로 골라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며 권력을 가진 이들이 언론에 의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대중에게 실질적인 해를 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여러 학문 분야를 넘나들며 독특한 전문 영역을 구축했다.

케일린 오코너는 사회적 상호작용 모델을 연구하는 행동과학자이자 진화 게임이론가,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교 논리·철학부 부교수이자 수리행동과학연구소 연구원이며 제임스 웨더럴은 물리학자이자 철학자로 물리학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금융모델에 적용되었는지와 '무(無)'에 관한 물리학의 역사와 개념을 탐구한 책 등을 냈다.

둘은 부부다.

[신간] 국호로 보는 분단의 역사
▲ 뉴스를 묻다 = 크리스토퍼 앤더슨·레너드 다우니 주니어·마이클 셔드슨 지음, 오현경·김유정 옮김.
초기 신문의 모습에서 미래 언론의 수익 문제에 이르기까지 뉴스의 과거, 현재, 미래에 관한 90가지 핵심 질문에 답한다.

책은 과거, 현재, 미래 세 장으로 나뉘는데 첫 장을 기술한 마이클 셔드슨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 저널리즘스쿨 교수로 언론의 역사에 정통한 학자다.

그리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장을 맡은 레너드 다우니 주니어와 크리스토퍼 앤더슨은 각각 '워싱턴 포스트' 편집장 출신의 교수, 디지털 시대의 뉴스 생산에 관해 연구하는 영국 리즈 대학의 신진 저널리즘 학자이다.

이들이 다루는 질문은 뉴스와 그 생산·유통·소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주제를 망라한다.

'세계 최초의 신문은 어디에서 발간되었나', '최초의 인터뷰는 언제였나', '오늘날에는 누가 뉴스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나', '소셜 미디어는 저널리즘과 어떤 관계인가', '신문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나', '언론과 민주주의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등이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겠지만 저자들이 가장 어렵게 생각한 문제는 역시 뉴스의 '미래'이다.

이들은 서문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확실하게 아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뉴스의 역사와 뉴스가 현재 작동하는 방식 둘 다를 익숙하게 알고 있으면 지금으로부터 10년, 심지어 20년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추측하는 데 훨씬 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간] 국호로 보는 분단의 역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