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슈퍼레이스' 흥행몰이
총 관중 18만명…작년보다 60% ↑
경기당 관중, 프로야구의 두 배
지난 5월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19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2라운드 ASA 6000 클래스에 출전한 자동차들이 출발과 함께 자리 싸움을 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제공

지난 5월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19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2라운드 ASA 6000 클래스에 출전한 자동차들이 출발과 함께 자리 싸움을 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제공

‘야, 축, 농, 배.’ 4대 프로 스포츠의 인기 서열을 압축하면 대략 이렇다. 이 견고한 구도를 비집고 들어온 ‘뉴(new) 스포츠’는 아직 없었다. 그런데 “머지않아 깨질 수도 있다”는 말이 나돈다. 요즘 인기가 심상치 않은 모터스포츠의 ‘폭풍 성장’ 때문이다. 관람객 2만 명 시대를 열어젖힌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하 슈퍼레이스)이 주인공이다.

국민소득↑, 모터스포츠에 관심 쏠려

관중 수부터 놀랍다. 지난달 27일 막을 내린 2019 슈퍼레이스를 찾은 총 관중은 18만2096명.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운 지난해(11만3242명)보다 약 60% 늘었다. 4년 전(5만8483명)과 비교하면 네 배에 가까운 폭풍 성장이다. 스폰서 구하기에 허덕였던 초창기의 궁핍은 옛말이 됐다. 2007년 이 레이스를 만든 CJ 계열사는 물론 유한킴벌리, KT파워텔, BMW코리아, GM코리아, 불스원 등 20개가 넘는 기업이 대회를 후원하고 돕는다.
경기당 관중 2만명 돌파…자동차 경주 인기 레이스

물론 경기 수(총 9라운드)와 연간 총 관중 규모는 프로야구(720경기·728만 명)나 프로축구(210경기·166만 명, 잔여 18경기)에 한참 못 미친다. 하지만 경기당 관중 수를 따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올해 슈퍼레이스의 라운드별 평균 관중 수는 2만2762명으로 프로야구(1경기 평균 1만119명)의 두 배가 넘는다.

모터스포츠의 인기를 소득 변화와 연결 짓는 시각이 많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이하면서 관심이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1만달러 시대에는 등산과 테니스, 2만달러 시대에는 골프 등 아웃도어 스포츠 인기가 올라간 것처럼 스포츠 소비 패턴이 고소득 종목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표한 ‘종목별 스포츠 수요와 국민소득 간의 상관관계 및 수요의 소득탄력성’을 보면 모터스포츠는 소득탄력성이 높은 사치재로 분류돼 있다. 소득 변화와 수요 변화가 밀접하게 움직인다는 얘기다.

‘모심 저격’한 슈퍼레이스, 가족 단위 관람객 집결

‘마케팅의 승리’라는 측면도 있다. 모터스포츠의 주요 팬층은 30~40대 남성. 하지만 슈퍼레이스가 가장 공들인 부분은 ‘모심(母心) 저격 콘텐츠’였다. 슈퍼레이스가 가진 관중 동원력의 중심에 ‘가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최 측은 전체 관중 중 4분의 1을 유아 및 청소년 관람객으로 보고 즐길거리를 새롭게 만들었다. 어린이들이 전동카트로 직접 도로 운전을 해보며 교통 안전을 배우는 ‘키즈 드라이빙 스쿨’, 드라이빙 기어로 차량과 서킷을 간접 경험하는 ‘버추얼 슈퍼레이스’, 레이서가 직접 촬영한 영상을 가상현실(VR) 기기로 보면서 경주차를 탄 듯한 기분을 느껴보는 ‘4DX 라이더’ 등이 그 결과물이다. 이 덕분에 슈퍼레이스를 찾은 가족 단위 관람객은 2017년 40%에서 지난해 62%까지 늘었다. 올해는 서킷을 찾은 가족 단위 관람객이 70%에 근접할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하고 있다.

경기당 관중 2만명 돌파…자동차 경주 인기 레이스

입장료 1만2000원 … 지역축제로 뜬 지방 레이스

접근성과 일정 등의 문제로 고민이던 지방 대회를 활성화한 것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올해 전남 영암에서 열린 7라운드에는 2만1104명이 현장을 찾았다. 지방에서 열린 슈퍼레이스에 2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몰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슈퍼레이스는 지방 대회를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관광공사에 ‘축제’로 등록하고 인터넷에서 월별, 지역별 축제 검색 시 슈퍼레이스가 나오도록 유도했다.

“‘동네 택시기사가 경기 있는 날인 것을 알면 매우 성공한다’는 스포츠업계의 속설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였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인제의 대표적인 지역 행사로 자리매김한 ‘나이트 레이스’가 좋은 예다. 올해 슈퍼레이스 4라운드로 치러진 나이트 레이스는 총 1만316명의 관중을 인제스피드웨이로 끌어들였다. 한 네티즌은 “입장료가 1만2000원으로 영화 한 편 정도의 관람비라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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