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스코프스키의 색다른 선율 한국 관객에게 들려주고 싶어요"
“니콜라이 미아스코프스키의 피아노 소나타 2번은 연주회장에서 듣기 어려운 곡이죠. 한국 관객들에게 새로운 곡을 들려주고 싶어 선택했습니다.”

다음달 4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독주회를 여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마슬레예프(31·사진)는 6일 서면 인터뷰에서 “관객들에게 친근한 곡으로 프로그램을 짜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처음 접하는 음악에 대해서도 ‘두려워하지 마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마슬레예프는 이번 공연에서 미아스코프스키 곡과 함께 니콜라이 메트너의 ‘회상-소나타’와 플레트네프가 편곡한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발라키레프가 편곡한 글린카의 ‘종달새’ 등 러시아 작곡가 작품 및 드뷔시의 ‘피아노를 위하여’와 포레의 녹턴 1번, 리스트의 스페인 광시곡을 들려준다. 그는 “다른 곡들은 잘 알려져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울란우데에서 태어난 그는 모스크바음악원에서 공부했다. 2015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마슬레예프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승을 ‘세계로 통하는 문을 여는 마법의 열쇠’에 비유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훌륭한 음악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세계를 여행하며 그곳의 청중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았다”며 “물론 새로운 레퍼토리를 익히고 무대에서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특권도 주어졌다”고 말했다.

프로코피예프와 쇼스타코비치 등의 곡을 담은 그의 데뷔 앨범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선정한 2017년 최고의 클래식 앨범에 꼽혔다. 최근 녹음을 끝낸 새 앨범에 대해 그는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알렉산더 츠파스만의 재즈모음곡 그리고 니콜라이 카푸스틴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마슬레예프는 “생소한 레퍼토리일 수 있다”며 “어떤 반응을 얻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에게 무대는 어떤 의미일까. “새로운 곡을 연습하는 것과 콩쿠르 우승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스케줄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게 참 어려워요. 하지만 일단 무대에 올라 음악 세계에 빠져들 때마다 진정한 행복을 느낍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