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기피' 논란을 일으켰던 가수 MC몽이 지난달 25일 서울 자양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여덟 번째 정규 앨범 '채널 8(CHANNEL 8)'발매 기념 음감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병역 기피' 논란을 일으켰던 가수 MC몽이 지난달 25일 서울 자양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여덟 번째 정규 앨범 '채널 8(CHANNEL 8)'발매 기념 음감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지난달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던 연예인들이 잇달아 활동을 재개했다. 가수 유승준은 지난달 19일 유튜브를 통해 한국말로 "여러분과 소통하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며 우회적으로 한국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 가수 MC몽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정규 8집 '채널(CHANNEL) 8' 발매 기념 음감회를 통해 본격적인 컴백을 알렸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분명 따가웠다. MC몽은 음감회 현장에서도 병역 기피 논란 관련 질문들이 이어졌다. 불똥은 MC몽의 신곡에 피처링을 해준 송가인 등 다른 가수들에게까지 튀었다.

우연의 일치이지만 유승준과 MC몽의 동시 출격에 병역 기피 논란이 일었던 연예인들까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 대한민국 '연예계 병역잔혹사(使)'를 돌아봤다.


◆'힙합 1세대' 이현도, '병역 기피 1세대' 꼬리표도 따라붙어

그룹 듀스 출신의 가수 이현도는 대한민국 90년대 가요계에서 힙합과 랩을 대중화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흔히 '힙합 1세대'라고도 불린다.

그는 1993년부터 뉴스를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갔지만 1995년 듀스의 멤버였던 김성재가 사망하면서 프로듀서로 변신했다.

이 시기에 이현도는 아르헨티나 영주권을 획득했고 결국 군 면제를 받게 됐다. 그에게 병역 기피 의혹이 제기된 이유다. 이후 그는 일부 네티즌과 군 관련 문제로 설전을 벌이게 됐고 온라인상에서 '아르헨도'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다만 2006년 검찰에 출석해 병역 기피 관련 조사를 받은 이현도는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병역 기피 게이트'…파문을 일으켰던 송승헌·장혁·한재석

2004년 게이트 급의 연예인 병역 비리 사건이 터졌다. 그리고 배우 송승헌과 장혁 한재석이 이 사건에 연루됐다.

당시 송승헌은 MBC 드라마 '슬픈연가'를 통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기에 그 충격은 더 컸다. 수사를 맡았던 서울지방경찰청은 송승헌이 매니저를 통해 브로커를 소개받았고 이 브로커를 통해 소변검사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송승헌은 사구체신염 판정을 허위로 판정받은 것.

장혁과 한재석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송승헌과 한재석은 브로커에게 2000만원을, 장혁은 3000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조사 직후 이들은 대중들에게 반성의 메시지를 보냈고 결국 재검을 통해 송승헌과 장혁은 현역복무로, 한재석은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 의무를 이행했다.


◆월드 스타가 되기 전 군대를 두 번이나 다녀온 '싸나이' 싸이
MC몽·유승준 '정면돌파'로 되짚어보는 '연예계 병역잔혹史'
지금은 월드 스타로 자리매김했지만 가수 싸이 역시 병역 기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2002년 12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병역특례 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했던 싸이는 대체 복무자로 선발되는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근무 기간 동안 수십여 차례 공연을 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검찰은 병무청에 대체복무 편입 취소 통보를 했고, 병무청은 2007년 6월 싸이에게 현역처분 예정 통보를 했다. 여기서 논란이 가중됐다. 싸이는 이러한 처분을 받아들이지 않고, 병무청을 상대로 '복무만료취소처분'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끝내 패소했고 결국 재입대의 길을 걷게 됐다.

이러한 부실 복무 판정은 그룹 젝스키스 출신의 이재진과 NRG 출신 천명훈 등도 빠져나가지 못했다. 결국 이들 역시 군대를 두 번 가는 불상사를 겪게 됐다.


◆ 근육질 스타의 충격적인 미국 시민권 취득에 뒷목 잡은 병무청
가수 유승준은 지난달 19일 유튜브를 통해 한국말로 "여러분과 소통하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며 우회적으로 한국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사진=유승준 유튜브 채널 캡처
가수 유승준은 지난달 19일 유튜브를 통해 한국말로 "여러분과 소통하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며 우회적으로 한국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사진=유승준 유튜브 채널 캡처
1997년 4월 데뷔한 유승준은 '가위', '나나나', '열정' 등 히트곡을 내며 최고의 댄스 가수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해병대에 가겠다"던 근육질 스타는 군입대 하겠다던 평소의 발언과는 달리 2002년 1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상태에서 귀국보증제도를 이용해 출국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한 점이 온국민의 분노를 샀다. 이에 법무부는 유승준의 한국 입국을 제한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입국 제한 조처를 했으며 그해 2월 인천공항에서 유승준은 입국이 거부됐다.

이후 중국 등지서 활동하면서도 한국 땅을 밟지 못한 그는 2015년 5월 두 차례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어떤 방법으로든 두 아이와 함께 떳떳하게 한국 땅을 밟고 싶다"고 호소하며 사죄했다.

또 입국을 허락해 달라며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냈지만 2016년 1심에 이어 2017년 2심에서도 패소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이 사건의 선고기일은 오는 15일로 결정됐다.

유승준은 유튜브로 팬들과 소통할 것을 발표했다. 이어 약속대로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유튜브 영상 어제 약속 드린대로 업로드했다. 혼자서 하니까 쉽지 않다. 그래도 재미있는 것 같다. 새롭게 뭔가를 알아가고 배워가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왜 진작 이런 소통의 통로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늦게나마 시작하게 되어서 너무 좋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 "이놈의 썩을 놈아 넌 낙원을 원했느냐" 정상에서의 추락 경험한 MC몽

MC몽은 2010년 고의 발치 및 공무원 시험 허위 응시로 병역기피 혐의를 받았다.

의혹의 핵심은 지난 1998년 징병검사 때 1급 판정을 받은 MC몽이 여러 차례 입영을 연기했고, 2007년 치아저작기능 점수 미달로 병역 면제 처분을 받은 것이 정상적인 과정이었냐는 것이다. 치과 전문의들은 일부 치아가 고의발치로 보기 힘들다는 견해를 내놓아 MC몽 측에 힘을 실어주었지만 검찰은 2006년 12월에 발치한 35번 치아에 대해 고의성을 주장했다.

법정공방 끝에 당시 고의 발치로 인한 병역 기피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공무원 시험 허위 응시 등 고의로 입대 시기를 연기한 혐의는 인정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 받았다. 이후 공개적인 연예 활동을 하지 않은 그는 음악 작업에만 전념해왔다.

그러던 MC몽이 지난 6월 22일과 7월 6~7일 각각 부산과 서울에서 열린 김종국 콘서트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MC몽은 해당 콘서트에서 '서커스', '죽을 만큼 아파서' 등 자신의 히트곡들을 불렀다. 또한 MC몽은 "종국이 형과 평양냉면을 먹으러 가면 갈비찜을 시키는데 형이 사람들도 많은데 큰 소리로 '너는 이가 약하니까 꼭꼭 씹어먹어'라고 한다"고 과거 발치 논란과 관련해 스스로 디스하며 웃음거리를 자처했다.

'채널8'의 타이틀곡 '인기' 피처링에는 최근 대세가수인 송가인이 함께 했고 MC몽의 젊은 날의 반성과 후회를 담았다. '인기란 결국 대중에게 답이 있다'라는 메시지를 노랫말에 녹아냈으며 비난이 쇄도하는 속에서도 음원 차트 1위의 결과를 거머쥐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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