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내놓으면 잘 팔릴까?"…대중을 읽으면 답 보인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시장경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다. “이걸 내놓으면 잘 팔릴까”라는 질문처럼 사업가에게 중요한 것이 뭐가 있을까.

종합리서치회사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최인수 외 3인이 힘을 합쳐 내놓은 <트렌드 모니터 2020>은 소비 트렌드에 관한 대중의 생각과 바람과 태도를 읽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한마디로 ‘대중을 읽는 것’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개인의 관심과 지출이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상황이나 맥락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대중 읽기가 중요하다는 저자들의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다음의 다섯 가지 제목은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를 잘 말해준다. ‘Z세대 읽는 법’ ‘주문형 콘텐츠 소비’ ‘단발적 관계의 재구성’ ‘외로운 나와 타인 지옥’ 그리고 ‘맞춤형 공정성’이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에 태어났다. 이들이 가진 큰 특징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회보다도 자신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Z세대는 자신이 통제 불가능한 사회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통제 가능한 대상인 ‘자기 자신의 노력’에 의한 ‘기존의 성공관’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한다. 다른 세대에 비해 유독 큰 차이는 ‘보여지는 나’를 많이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문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세대다. 문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은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맥락을 배제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그들이 가진 특징을 저자들은 이렇게 지적한다.

“텍스트 중심의 소통을 주로 하기 때문에 어떤 이슈가 등장했을 때 그 이슈가 등장한 이유, 배경, 원인, 그 언론사의 특징, 성향, 다른 세대의 공감 여부 등 충분한 앞뒤 상황이나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이 하나의 큰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일본 상품 불매 운동도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다소 과격하고 강압적이며 애국심에 호소하는 불매였다면, 지금의 20~30대 젊은 세대들의 일본산 불매운동은 그 목적이나 온도에 차이가 있다.

불매운동에 참여할지는 개인의 선택일 뿐이라는 인식이다. 다시 말하면 취향이나 가치관의 문제일 뿐 모두가 함께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다.

늘어나는 스마트폰 사용은 실제로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동창회나 향우회와 같이 귀소적 지위에 따라 형성돼온 모임이다. 앞으로 관계만 있는 의례적인 모임은 해체를 향해 달려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걸 내놓으면 잘 팔릴까?"…대중을 읽으면 답 보인다
학연이나 지연보다 취향과 관심사에 따른 인간관계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됐다. 불황 탓에 매출 급감으로 고전하는 기업이 늘어나지만 당분간 스마트폰 관련 비즈니스는 눈부시게 활성화할 전망이다. 대중의 태도 변화 읽기를 시도한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