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노추산 계곡 모정탑, 단풍도 곱게 물들어…"수험 기도, 입사 기도 명당"
[#꿀잼여행] 강원권: 맨손으로 26년 3천개 돌 쌓은 위대한 '어머니 사랑'
가을이 깊어 간다.

수험생을 둔 부모의 기도도 함께 간절해진다.

수능이 3주도 채 남지 않은 까닭이다.

정선과 강릉을 잇는 노추산 계곡에는 한 어머니가 가정의 평안을 빌며 3천여 개의 돌을 쌓아 만든 '모정(母情)탑'이 서 있다.

단풍이 곱게 물든 모정탑 길을 걸으며 26년간 쌓은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며 함께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좋겠다.

◇ 26년의 정성과 사랑…강릉 노추산 계곡 모정탑
백두대간 첩첩산중을 따라가면 한 어머니가 가정의 평안을 빌며 26년 동안 맨손으로 쌓은 3천여 개 돌탑이 있다.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노추산 계곡을 따라 900m 정도 들어가면 볼 수 있는 모정탑이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시집온 차옥순씨는 율곡 이이의 정기가 살아있는 노추산 계곡에 움막을 세우고 1986년부터 무려 26년 동안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며 정성껏 돌탑을 쌓았다.

[#꿀잼여행] 강원권: 맨손으로 26년 3천개 돌 쌓은 위대한 '어머니 사랑'
차씨가 탑을 쌓게 된 계기는 현몽(現夢)이었다.

4남매 가운데 아들 둘을 잃고 남편은 정신질환을 앓는 등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던 어느 날 그의 꿈에 산신령이 나타났다.

산신령은 계곡에 돌탑 3천 개를 쌓으면 집안에 우환이 없어진다고 얘기했고, 꿈에서 깬 차씨는 탑을 쌓아나가기 시작했다.

탑은 오랜 세월에도 흔들리지 않고 우뚝 서 신비한 기운을 간직하고 있다.

여자의 몸으로 혼자 탑을 쌓았다는 게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다.

산림청은 2016년 돌탑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했다.

만추에 접어든 지금은 단풍까지 곱게 물들어 트래킹 구간으로도 주목받는다.

모정탑 가는 입구인 노추산 캠프장을 지나면 금강송이 힘차게 솟아있다.

단풍 물든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줄줄이 선 무릎 높이 돌탑이 보인다.

차씨의 정성에 감복한 대기리 주민과 여행자가 쌓은 탑이다.

발걸음을 이어가면 나무다리와 함께 모정탑길이 시작된다.

어른 키만 한 돌탑이 길을 따라 늘어서 있다.

계곡 양쪽으로 펼쳐진 돌탑을 보면 어머니의 정이 가슴 한구석을 가득 채운다.

차씨가 돌탑 쌓을 때 기거한 움막도 보인다.

[#꿀잼여행] 강원권: 맨손으로 26년 3천개 돌 쌓은 위대한 '어머니 사랑'
정성이 깃든 모정탑이 소문을 타면서 전국 각지에서 탐방객 발길이 이어진다.

수능과 취업 시즌을 앞두고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는 부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모정탑길 입구에는 아홉 번의 과거에 모두 장원 급제해 '구도장원(九度壯元) 공(公)'으로 통하는 율곡 이이가 이곳 노추산 이성대에서 수학할 당시 남긴 것으로 알려진 비석도 세워졌다.

'율곡 선생 구도장원비'로 이름 붙은 이 비석은 '관운이 있다'고 해 조선 시대 전국 유생의 방문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말 강원지역 기온은 일교차가 크겠으니 입고 벗기 편한 외투를 챙겨 노추산 모정탑길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꿀잼여행] 강원권: 맨손으로 26년 3천개 돌 쌓은 위대한 '어머니 사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