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황수미, '가곡반주의 왕'과 함께 '도이체 그라모폰' 데뷔앨범
황수미-도이치 "앨범작업 함께하며 41년 나이 차 못 느꼈죠"
"아직 도이체 그라모폰 레이블이 붙은 앨범이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지금까지 해왔듯 꾸준하게 열심히 하는 성악가로서 계속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황수미)
"목소리에 아름답고 다양한 색채가 있고 깊은 감정이 녹아 있는 재능 있는 성악가입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작업하자고 했어요.

같이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내가 멍청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헬무트 도이치)
소프라노 황수미가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체 그라모폰(DG) 데뷔 앨범 '송즈'(Songs)를 23일 발매한다.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가 반주를 맡았다.

조수미, 신영옥, 홍혜경 등을 잇는 차세대 소프라노로 꼽히는 황수미는 지난 2014년 국제 3대 음악 콩쿠르 중 하나인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콩쿠르 이후 본 오페라 극장 악단에 입단해 모차르트 '마술피리' 파미나를 비롯한 주요 배역을 맡는 등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렀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국립음대 및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립음대 교수인 헬무트 도이치는 요나스 카우프만, 디아나 담라우 등 세계적인 성악가들의 반주를 도맡아 '가곡 반주의 왕'으로도 불린다.

세월의 차이를 뛰어넘은 두 사람은 23일 강남구 신사동 복합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들은 오는 25일에는 LG아트센터에서 황수미 데뷔 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을 한다.

이날 황수미는 앨범 수록곡 외에 로베르트 슈만, 클라라 슈만의 곡들을 부른다.

헬무트 도이치는 1945년생, 황수미는 1986년생이다.

40년이 넘는 나이 차이에도 헬무트 도이치는 황수미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황수미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할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그가 손을 내밀었다.

황수미는 "콩쿠르 우승 후 심사위원을 만나는 자리에서 선생님이 반주자가 필요하다면 함께 하고 싶다고 먼저 말씀해주셨다"며 "반가움에 그냥 하는 말씀인 줄 알았는데 당일 저녁에 이메일이 왔다"고 전했다.

헬무트 도이치는 "무엇보다도 황수미가 미인이어서 그랬다"고 농담하고 "콩쿠르 전에 대학 마스터클래스에서 몇시간 함께 하면서 아름다운 음성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로 수용해내는 빠른 습득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음악 경험이 41년 더 많지만, 같이 작업하는 동안 나이 차를 느끼지 못했다"며 "앨범 계획을 들었을 때 훨씬 쉬운 곡을 선택할 수도 있었는데 어려운 곳을 택해 놀랍고 존경스러웠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프란츠 리스트, 벤저민 브리튼 등 세 작곡가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슈트라우스의 작은 가곡으로 시작해 리스트의 '페트라르카 3개의 소네트', 브리튼의 '이 섬에서',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가 이어진다.

황수미는 특별히 애착 가는 곡으로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를 꼽았다.

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곡이지만 이번에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부른다.

그는 "앞으로 오페라와 가곡 등 여러 분야 공연을 다양하게 해나갈 것"이라며 "다음에 가곡 앨범을 또 하게 된다면 슈만의 곡을 녹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수미-도이치 "앨범작업 함께하며 41년 나이 차 못 느꼈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