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에버21/사진=연합뉴스
포에버21/사진=연합뉴스
포에버21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지금껏 회사를 이끌었던 장도원, 장진숙 부부의 이후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포에버21은 지난달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 파산법원에 파산법(제11조)에 따라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이와 함께 포에버21은 미국 내 178개 점포, 전 세계 350개 매장을 폐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1170명이 감원된다. 이는 풀타임 전체 직원의 약 18%에 해당하는 수치다.

포에버21은 1981년 미국으로 이민간 장도원, 장진숙 부부가 설립한 패션 브랜드다. 미국의 대표적인 SPA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장도원, 장진숙 부부는 방 한 칸 짜리 아파트에서 살면서 그릇을 닦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며 생활하던 중 1984년부터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 교포 소녀들을 타깃으로 한국에서 팔리는 옷과 비슷한 옷을 만들어 팔았다. 유행하는 패션 아이템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빠르게 매장이 확장됐고, 세계 50여 개 나라에서 800곳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포에버21은 아베크롬비앤피치, 아메리칸어패럴 등과 함께 미국의 5대 의류회사 중 하나로 성장했다. 장도원, 장진숙 부부는 2011년엔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자' 순위 88위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에도 순위 하락은 있었지만 꾸준하게 리스트에 언급이 됐다.

장도원, 장진숙 부부의 딸들도 경영에 참여했다. 큰 딸인 린다는 마케팅 책임자, 작은딸 에스더는 비주얼 크리에이터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딸은 2017년부터 뷰티 부티크 라일리 로즈를 론칭해 운영해 왔다.

하지만 의류 쇼핑 트렌드가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빠른 유행 전환으로 의류 업계 전체가 휘청이면서 포에버21도 위기를 겪게 됐다.

여기에 소송도 이어졌다.

포에버21은 하이엔드 패션이라 불리는 럭셔리 브랜드 옷들을 빠르게 리메이크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썼다. 유행하는 탑 디자이너의 제품을 본뜬 상품을 다양하게 내놓는 '동대문 스타일' 패스트 패션을 미국에서 선보인 것.
아리아라나 그란데/사진=공식 인스타그램
아리아라나 그란데/사진=공식 인스타그램
저작권 문제로 소송도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파산보호신청을 하기 직전인 지난달 초에도 미국 팝 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에게 "이미지와 비디오를 허가없이 사용했다"며 1000만 달러 청구 소송을 당했다.

아리아나 그란데 측은 "포에버21이 뷰티업체 라일리 로즈를 운영하면서 최소 30개의 이미지와 비디오 등을 허가없이 사용했다"며 "트위터 팔로워 6500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워 1억6300만 명을 거느린 그란데의 명성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시도"라고 소장을 제출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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