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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있는 아침] 푸른 꿈 속의 여인

한 여인이 눈을 감고 있다. 푸른 얼굴은 밝게 빛나는 머리카락과 나비와 꽃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런데 피사체의 색이 다르다. 마치 꿈속의 한 장면처럼 오묘하다. 이 사진은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가 고상우의 ‘인 블러썸(In Blossom)’이란 작품으로, 피사체에 칠을 하거나 갖가지 오브제로 장식을 한 뒤 네거티브 필름에 담은 것이다. 네거티브에 빛을 통과시켜야 현실의 색이 나타나는데, 작가는 네거티브 상태 그대로 스캔해서 인화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색은 실제와는 반대다.

사람들은 색에 대한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다. 흰 피부, 붉은 입술, 푸른 하늘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은 편견과 차별을 낳기도 한다. 그런데 작가는 네거티브를 사용해 ‘색’에 대한 고정관념을 단숨에 무너뜨려 버렸다. 그래서 관람자들은 고씨의 사진을 통해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기존의 미적 기준을 벗어난 시각적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작가의 작품들은 사진, 회화, 설치미술 등이 결합된 것이다. 장르라는 또 다른 고정관념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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