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준 국가태풍센터 태풍예보관이 지난 14일 태풍센터 2층 통제실에서 메인 컴퓨터로 기상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
김대준 국가태풍센터 태풍예보관이 지난 14일 태풍센터 2층 통제실에서 메인 컴퓨터로 기상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은 유독 태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다. 태풍 ‘미탁’이 한반도를 지나간 지난 1~2일에도 이곳 인근 성판악휴게소에는 이틀간 257㎜ 비가 쏟아졌다.

‘태풍의 길목’인 이곳에 태풍 예보의 전초기지인 국가태풍센터를 세운 이유기도 하다.

지난 14일 국가태풍센터 2층에 있는 통제실을 찾았다. 태풍 예보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정면에는 대형 모니터와 6개의 소형 모니터가 실시간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천리안 위성 자료, 바람의 흐름을 나타내는 수치예보모델 자료, 태풍 이동 경로를 보여주는 예보분석시스템 화면, 해수면 온도가 빗방울을 감지하는 레이더 자료 등이 눈에 들어왔다. 네 명의 예보관이 4교대로 24시간 근무하면서 이 자료들을 들여다보며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을 감시하고 있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대류가 활발한 구름대가 회전하기 시작하면 주목하기 시작한다”며 “보통 태풍 발생 2~5일 전부터 발달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종합분석팀’이 기상청 본청에서 센터로 직접 파견되면서 태풍 진로 예측 정확도가 개선됐다. 종합분석팀은 본청의 실황분석 전문인력과 레이더 분석관 등으로 구성됐다.

정종운 국가태풍센터 센터장은 “1주일간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태풍예보관과 협업했다”며 “미탁은 발생과 동시에 5일 후 한반도 상륙을 정확히 맞혔다”고 했다. 올해 72시간 태풍의 평균 진로 오차는 2010년 350㎞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든 184㎞로 크게 개선됐다. 최근 5년간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의 206㎞보다 나은 결과다.

예측모델 10여 개를 내장한 슈퍼컴퓨터는 각 모델이 예측한 태풍의 진로를 보여준다. 예보관은 이 모델들을 바탕으로 위성 및 레이저 사진, 지상관측소 측정 자료를 종합해 태풍 진로를 예측한다.

정 센터장은 “아침에 나온 모델 예측과 저녁에 나온 것이 다 다르다”며 “모델이 맞는지 여러 자료를 종합해 검증하는 게 태풍예보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기상관측소에서 내놓는 실시간 자료와 바다에 띄운 ‘표류 부이(buoy·부표)’에서 측정한 자료도 분석 대상이다. 정 센터장은 “태풍은 관측 자료를 얻기 쉽지 않다”며 “태풍이 지날 것으로 예측되는 지점에 2~3일 전에 가서 표류 부이를 투하해 자료를 얻는다”고 했다. 표류 부이는 해상에 떠 있으면서 기압과 풍속, 풍향 등을 측정하는 장비다. 올해는 처음으로 수중드론인 웨이브글라이더 2대를 투입해 기상 상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제주=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