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아픈 첫사랑은 동성애…사랑의 상실·복원 따뜻하게 표현
[부산영화제] 폐막작 '윤희에게'…감성 돋보이는 모녀 여행기
"모녀의 여행기이자 성장드라마, 다양한 사랑이 녹아 있는 아련하고 생각이 깊어지는 영화라고 보면 됩니다.

"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윤희에게'가 상영에 앞서 11일 부산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언론에 공개됐다.

이 영화는 모녀의 여행기를 바탕으로 여러 사랑 이야기를 정갈하게 보여주며 사랑의 상실과 복원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고등학생 딸 새봄(배우 김소혜)은 우연히 엄마 윤희(배우 김희애) 앞으로 온 편지를 읽게 된다.

그리고 엄마가 한평생 숨겨온 비밀을 알아차린다.

윤희는 여고 시절 한 때 동성애의 아픈 경험이 있다.

좋아했던 친구 쥰(배우 나카무라 유코)은 일본으로 떠나고, 윤희는 오빠가 맺어준 남자와 반강제적으로 결혼해 새봄을 낳는다.

그러나 쥰에 대한 기억과 헤어짐에 대한 상처 등으로 남편과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않다.

[부산영화제] 폐막작 '윤희에게'…감성 돋보이는 모녀 여행기
딸은 엄마의 마음을 지금이라도 어루만져 주고 싶어한다.

그렇게 엄마와 딸의 아름다운 일본 여행이 시작된다.

'윤희에게'는 임대형 감독의 첫 장편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이후 두 번째 장편이다.

임 감독은 단편 '레몬타임'(2013)과 '만일의 세계'(2014)로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는 실력있는 신인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기자시사회 후 연 기자회견에서 "대본을 보고 바로 제작에 합류해준 김희애 배우에게 너무 감사하고 신인 감독을 믿어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구상하면서 전형적인 한국 어머니상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면서 "그런 배우로 딱 떠오르는 배우는 김희애 밖에 없었다"고 캐스팅 배경을 설명했다.

윤희 역을 맡은 김희애는 "폐막작으로 선정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촬영에 나서기 전 유사한 작품을 많이 읽고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대본 자체가 워낙 좋아서 내내 행복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첫 사랑을 찾아가는 것 만이 아니고 제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기도 했다"며 "책 한 권, 소설책 한 권 읽어 내려가듯이 재미있게 참여하고 촬영에 임했다"고 했다.

[부산영화제] 폐막작 '윤희에게'…감성 돋보이는 모녀 여행기
윤희 친구 쥰 역할을 맡은 나카무라 유코는 "대본을 보고 나서 사람에 대한 상냥함, 부드러움,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일반화된 사랑을 뛰어넘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촬영에 앞서 김희애 배우의 고등학교 사진을 매일매일 보며 감정이입을 했다"고 촬영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전양준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개·폐막작은 5천명의 관객 앞에서 선보이는 작품이라 선정에 있어 여러 요소를 고려한다"며 "이 작품을 보는 순간 폐막작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 정도로 큰 울림을 줬다"며 폐막작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폐막작 '윤희에게는' 12일 오후 6시 폐막식 행사후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