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내전 당시 '인종 청소' 전범 밀로셰비치 옹호 '논란'도
오스트리아 대통령 "기쁜날" 축하…코소보측은 '끔찍하다' 반발
노벨 문학상 한트케 "한림원의 용기…작품 이제 빛 보는 듯"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가 페터 한트케는 10일(현지시간)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에 스웨덴 한림원 측이 용기 있는 결정을 보였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 외곽에서 30년 가까이 사는 한트케는 이날 AFP 통신에 "깜짝 놀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스웨덴 한림원이 그 같은 결정을 한 것은 매우 용기 있는 것"이라며 "좋은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한트케는 또 오스트리아의 뉴스 통신사 APA와의 인터뷰에서 "작품이 이제 빛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한림원으로부터 전화를 받고는 4시간 동안 숲속을 거닐었다면서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 소감을 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하루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못했다"며 저녁은 부인과 함께 지역의 자그마한 식당에서 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트케는 노벨 문학상 단골 후보로 꼽혔음에도 그간 정치적 논란 탓에 상을 거머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0년대 코소보 내전 당시 세르비아에 대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공습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인종 청소'로 악명 높았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연방 대통령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여 유럽 전체에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었다는 평을 받는다.

한트케는 2006년 사망한 밀로셰비치의 장례식에 참석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소보 내전은 이슬람교를 믿는 알바니아계 인구가 대다수인 코소보가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발생한 전쟁이다.

밀로셰비치는 당시 알바니아계 인종 청소를 주도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노벨 문학상 한트케 "한림원의 용기…작품 이제 빛 보는 듯"

한트케의 선정 소식에 오스트리아의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한트케의 선정 소식을 전한 노벨상 트위터를 리트윗하면서 "문학과 오스트리아를 위해 매우 기쁜 날"이라고 적었다.

이어 "한트케의 조용하고 강렬한 목소리는 수십 년간 더 매혹적일 수 없는 공간, 사람들을 만들었다"면서 "한트케는 각 존재의 간격을 조명하고 등장인물의 감정과 생각을 조심스러운 시선으로 관찰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페터 한트케에게 감사할 것이 많다.

나는 그가 이 점을 알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코소보 내전의 피해 당사자는 한트케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코소보의 블로라 치타쿠 미국 주재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훌륭한 작가들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노벨위원회는 하필 인종적 증오와 폭력의 옹호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무언가 크게 잘못됐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코소보에서 출생한 젠트 카카즈 알바니아 외무장관도 "인종청소를 부인하는 인물에게 노벨 문학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하다니 끔찍하다"며 "2019년에 우리가 목격하는 이 일은 얼마나 비열하고 부끄러운 행태인가"라고 비판했다.
노벨 문학상 한트케 "한림원의 용기…작품 이제 빛 보는 듯"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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