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국의 미래

정인성 지음 / 이레미디어
396쪽 / 1만8500원
[책마을] 日 수출 규제·中 맹추격…'반도체 강국' 한국의 앞날은

반도체는 한국의 1위 수출 품목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자율주행 자동차, 클라우드, 드론 등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반도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그런데 정작 중요도에 비해 반도체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반도체 제국의 미래>는 일반인을 위한 반도체 상식을 소개하고, 반도체산업 구조와 본질을 파헤치는 책이다. 저자는 서울대 물리학부를 졸업하고, 반도체 개발 검증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정인성 SK하이닉스 연구원이다.

책은 반도체를 “미세한 소자와 금속을 규소 위에 잔뜩 쌓은 물건”이라고 소개하며 시작한다. 저자에 따르면 반도체를 제조하는 과정은 크게 시장조사, 설계, 제조, 테스트, 패키징으로 이뤄진다. 한국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강자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반도체를 이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각각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낸드플래시에 담긴 이들의 ‘반전 승리’도 흥미롭게 소개한다. 낸드플래시는 1984년 도시바의 마스오카 후지오 박사가 최초로 개발했다. 전원을 차단해도 데이터는 보존되지만, 읽기와 쓰기 속도가 느리다. 제조상의 결함이 많고 컨트롤러를 결합해야 했으므로 도시바에서는 상품화하려 하지 않았다. 1992년 도시바는 삼성전자에 낸드플래시 기술을 라이선싱 판매했다. 2005년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 나노가 등장하며 모든 상황은 급변했다. 아이팟 나노는 출시 3주 만에 100만 대가 판매되는 등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여기엔 아이팟보다 크기는 줄이되 같은 용량을 지원하고, 배터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낸드플래시가 사용됐다. 애플은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삼성전자를 선택했고, 삼성전자는 이를 기점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승기를 잡았다.

그럼에도 최근 반도체 시장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중국의 막대한 반도체 투자 소식이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반도체산업은 과거보다 더 치열한 경쟁 국면에 처해 있다”며 “현재의 승자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고, 미래 선두 기업이 되기 위해선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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