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주 기자의 [너의 이름은] 19번째

▽ '국대떡볶이' 국감장 깜짝 등장
▽ 대표 '문재인 공산주의자' 주장에
▽ 불매 움직임에 애꿎은 점주들 불안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프랜차이즈 '국대떡볶이'의 떡볶이가 등장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차액가맹금(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비판하기 위해 이 업체의 떡볶이를 들고 나와 단숨에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차액가맹금은 본사가 실제 사들인 원재료 가격과 가맹점주에게 공급한 가격의 차이를 말하는 것으로써, 일부 가맹본부가 점주들에게 강제로 구매하도록 해 폭리를 취하자 정부가 대응 차원으로 마련한 제도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차액가맹금이 공개되면 원재료 공급가와 제조원가 등 영업기밀이 그대로 유출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 국감장 떡볶이 들고 나온 김진태 의원
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조성욱 공정위원장에게 국대떡볶이를 들어 보이며 프랜차이즈 업체 관련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조성욱 공정위원장에게 국대떡볶이를 들어 보이며 프랜차이즈 업체 관련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의원은 국대떡볶이를 직접 국감장에 들고 나와 "(차액가맹금 명목으로) 마진까지 전부 공개하라고 하면 월권 아니냐"며 "한국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하는 것은 죄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가 자유시장 경제에 반하는 사회주의 경제정책을 하니 떡볶이 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공산주의자라는 소리를 하는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지난달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는 자신의 SNS에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코링크는 조국꺼'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김 의원은 "떡볶이에 들어가는 재료가 떡과 어묵, 고춧가루가 전부"라며 "몇 개 안되는 재료의 공급 물품 정보를 시행령에서 공개하도록 하는 바람에 가맹사업자들이 영업비밀은 물론 레시피까지 노출돼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비판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시행령은) 품목에 대한 평균 가격을 공개하라고 한 것"이라며 "마진도 평균으로 공개하게 돼 있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이 조 위원장에게 "시행령을 중지하는 건 어떠냐"라고 물었고 조 위원장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 김상현 창업자 "국가대표라는 마음으로…"
가로수길 인근 국대떡볶이 첫 점포 [사진=국대떡볶이 홈페이지 캡처]

가로수길 인근 국대떡볶이 첫 점포 [사진=국대떡볶이 홈페이지 캡처]

국정감사는 물론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국대떡볶이는 '국가대표 떡볶이'의 줄임말이다. 2010년 문을 연 이 업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떡볶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분식 브랜드를 지향한다.

문 대통령을 공개 비난한 국대떡볶이의 창업자 김상현 대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떡볶이를 즐겨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 [페이스북 캡처]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 [페이스북 캡처]

그는 어릴 적 용돈 중 절반을 떡볶이 사 먹는데 썼고, 대학 때는 친구들과 밥을 먹기도 전에 떡볶이로 배를 채우기도 했다고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전했다.

그는 "1년간 전국의 유명 떡볶이집을 찾아다니며 가게 주인들에게 떡볶이 장사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매달렸고, 문전 박대하던 사장님께 끝내 떡볶이 만드는 팁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게 이대 앞 무허가 노점이었다고 밝힌 김 대표는 "하얀색 바탕에 궁서체의 '국대떡볶이'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국가대표라는 마음으로 태극기까지 내걸었다"며 "노점 때 하루 20~30만원 하던 매상이 나중에는 하루 180~190만원으로 8배 급증했다"고 고백했다.

◆ 문 대통령 비난 글에 불매운동 파장
[사진=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 페이스북 캡처]

[사진=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 페이스북 캡처]

성공한 프랜차이즈 사업가로 승승장구하던 김 대표는 지난달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은 북조선 편이다. (삭발을 한) 황교안 대표는 잘 하셨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20일에는 "국내에는 실제로 간첩들이 있다. 대통령부터 청와대를 점령한 사람들은 간첩이다"라고 썼다. 이 밖에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과하지 않겠다", "공산주의자 문재인 (대통령)을 몰아내야 한다" 등의 글을 올려 논란을 촉발했다.

김 대표의 발언이 SNS에 퍼지면서 네티즌들이 불매운동 움직임을 보이자 일부 업주들은 "당사자의 정치 성향을 떠나 프랜차이즈 대표의 극단적인 발언으로 애꿎은 가맹점주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항변했다.

반면 김 대표를 응원하는 이들도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국대떡볶이 매장을 방문한 뒤 인증샷을 남기거나 김 대표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지난달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희 점주님들을 찾아가셔서 격려해달라. 다들 영문도 모르시고 불안해 하실거다"라며 "저는 점주님들과 스케줄을 잡아 개별적으로 한 분 한 분 면담하고 본사 차원에서 드릴 수 있는 도움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의 국감장 떡볶이 퍼포먼스로 당분간 국대떡볶이를 중심으로 여야, 보수·진보 간 대립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점주들의 불안이 해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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